정치 국회·정당·정책

원전 확대 필수조건 ‘고준위 방폐장’…국회서 특별법 제정 논의

원전내 핵연료 보관 시설 포화 상태

폐기물 재고량 세계 5번째로 많아

“조속한 방폐작 건설 위해 특별법 절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고준위 방사선 폐기물 처분장 특별법에 대한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성형주 기자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고준위 방사선 폐기물 처분장 특별법에 대한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성형주 기자




국회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특별법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 현재 원자력 발전소 부지 내에 설치된 폐기물 임시저장 시설은 포화 상태에 가까워 원자력 발전의 지속적인 사용을 위해 고준위 방폐장이 반드시 건설돼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990년대~2000년대의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고준위 방폐장 설치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공청회’를 진행했다. 이 의원이 지난달 31일 발의한 법안을 포함해 국회에 계류 중인 고준위 방폐장 관련 3개 법안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부족한 점을 채우겠다는 취지였다.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특별법의 필요성에 한목소리로 동의하며 효과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을 주문했다.



방사선 폐기물은 크게 고준위 폐기물과 저준위 폐기물로 나뉜다. 원자력 발전의 원료가 되는 핵 연료봉과 같이 방사선 세기가 강한 폐기물이 고준위 폐기물, 원자력 발전소의 소모성 장비나 작업복과 같이 핵 물질의 영향을 받아 방사선 세기가 상대적으로 약한 폐기물이 저준위 폐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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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986년부터 영덕·영월·안면도·굴업도·부안 등을 고준위 방폐장 건설 가능 부지로 발표하고 건설을 시도했으나 지리적 문제와 주민의 거센 저항에 실패했다. 이후 정부는 배출량이 많은 중저준위 폐기물을 우선 처리하는 방향으로 선회해 2009년부터 경주시 월성에 중저준위 방폐장을 운영 중이다. 고준위 폐기물들은 발생한 원자력 발전소 부지의 임시저장시설에서 보관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사용후 핵연료(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재고는 1만 6924톤으로 미국(8만 4000톤)·캐나다(5만 9151톤)러시아(2만 2449톤)·일본(1만 8398톤)에 이어 다섯번째로 많았다. 우리나라보다 원자력 발전소를 더 많이 운용하는 프랑스의 경우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한 덕에 재고량(1만 4168톤)이 우리나라보다 낮았다. 우리나라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재처리를 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고준위 폐기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방폐장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범진 경희대학교 교수는 “특별법을 통해 고준위 폐기물 관리의 비전·목표·목적·원칙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성시경 단국대학교 교수는 “합리적인 폐기물 관리를 위해서는 특별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며 “민주적이고 전문적인 관리 체계를 만드는 한편 여야를 뛰어넘어 이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방폐장 건설을 추진할 당시 관련 기본법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 유관 부처들이 여러 법안과 내규를 끌어다 사업을 진행해야 했다”며 “특별법을 만드는 것은 물론 컨트롤타워를 별도로 만들어 방폐장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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