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사상 빅스텝(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는 등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8월 가계대출 금리가 4.7%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한 반면 예금 금리 오름폭은 크게 줄어들면서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가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8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은 연 4.76%로 전월 대비 0.23%포인트 상승했다. 2013년 1월(4.84%) 이후 9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35%로 전월 대비 0.19%포인트 오르면서 2012년 8월(4.4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6.24%로 전월 대비 0.33%포인트 올랐다. 2013년 7월(6.25%) 이후 최고치다. 한은은 “코픽스, 금융채 5년물 등 지표금리가 상승하면서 주담대와 보증대출을 중심으로 금리가 올랐다”고 말했다.
기업 대출금리 역시 4.12%에서 4.46%로 0.34%포인트 오르면서 2014년 7월(4.5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 금리가 4.23%로 0.39%포인트 올랐고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4.65%로 0.29%포인트 상승했다. 모두 2014년 7월 이후 8년 1개월 만에 가장 높다.
저축성 수신 금리는 2.98%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8월 25일 기준금리가 인상된 효과가 예·적금 금리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데다 단기물 비중도 확대되면서 수신 금리가 소폭 상승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예금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인상했다.
수신금리 오름폭이 0.52%포인트에서 0.05%포인트로 크게 축소되면서 예대금리차는 확대 전환했다. 6월 1.49%포인트에서 7월 1.28%포인트, 8월 1.54%포인트로 집계됐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43%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확대돼 2014년 9월(2.44%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신규 대출액 기준으로 가계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4.5%로 7월(17.5%)보다 7%포인트 확대됐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021년 4월(27.0%) 이후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상승 폭 기준으로는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됐던 2015년 4월 18.3%포인트 오른 이후 최대 폭이다.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된 2015년 당시 고정금리 비중이 3월 55.1%로 전월 대비 11.4%포인트 올랐고, 4월은 73.4%로 전월 대비 18.3%포인트 상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