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일본의 국부펀드인 일본투자공사(JIC),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기업가치가 최대 28조원에 달하는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JIC, 베인캐피탈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펀드를 만들기로 하고 도시바 인수전 본입찰에 참여했다. MBK와 JIC, 베인캐피탈 컨소시엄은 도시바의 최대주주로 약 1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싱가포르의 행동주의 사모펀드 에피시모의 주식을 인수한 후 상장사인 도시바의 나머지 지분을 공개매수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등을 운영하는 도시바를 해외 기업이나 투자자가 인수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이번 컨소시엄에서 재무적투자자들은 보통주가 아닌 신종자본증권 등 부채 성격이 더해진 방식으로 투자하면서 이 같은 우려를 씻어냈다. 앞서 베인캐피탈은 2018년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일본산업혁신기구·일본정책투자은행 등 일본의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키오시아홀딩스) 인수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도시바 인수전에는 MBK측 컨소시엄에 대항해 일본의 구조조정 전문 PEF인 일본산업파트너스(JIP) 컨소시엄이 참여하고 있다. JIP는 미즈호파이낸셜금융그룹과 통신회사 NTT, 베인앤드컴퍼니재팬이 공동 설립한 민영 PEF다. JIP는 닛폰생명보험·주부전력·JR도카이 등 일본의 대기업들에 출자를 타진하고 있다. 이들은 2020년 올림푸스의 디지털 카메라 사업을 인수했고 2014년 소니의 개인용 컴퓨터(PC) 사업을 품기도 했다.
이와함께 영국의 CVC캐피털파트너스와 캐나다의 부동산·인프라 펀드 운용사인 브룩필드 등도 도시바 인수전에 나서고 있다. 현재 도시바 인수가는 주당 7000엔(약 6만7500원), 시가총액 기준 28조 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회사의 주가는 현재 5700엔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