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000880)그룹의 신재생 에너지 관련 자회사들이 미국과 호주를 중심으로 한 사업 확장을 위해 잇따라 투자 우군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김동관 한화 그룹 후회장이 오랫동안 공들인 이들 사업을 발판으로 승계 명분을 쌓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임팩트의 미국 자회사인 HPS글로벌(Hanwha Power Systems Global Corp.)은 고려아연(010130)의 호주 신재생 에너지 자회사인 아크에너지(Ark Energy)와 지난달 30일 3240만 달러(463억 원)의 상호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올해 8월 HPS글로벌의 고려아연 지분 투자 당시 체결한 업무 협약(MOU)에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서 8월에는 한화임팩트의 미국 에너지 투자 자회사인 한화 H2에너지USA가 고려아연에 4718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각각 오너 3세인 김동관 부회장과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부회장 간 신뢰가 발판이 된 거래로 보고 있다.
양사는 이번 상호 지분 투자 계약을 통해 공동 투자, 기술 제휴, 공동 연구 등 전략적 제휴 및 협력 활동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 및 수소 주력 시장인 미국과 호주 동반 진출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화임팩트는 지난해 9월 한화종합화학에서 화학 사업을 떼고 지금 명칭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당시 한화임팩트는 친환경 에너지와 차세대 모빌리티, 바이오와 IT 기술 융합, 차세대 데이터 저장기술, 미래 혁신기술 등에 '임팩트 투자'를 단행해 기업가치를 키우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한화임팩트는 김동관 부회장 등 오너 3세가 직접 혹은 (주)한화를 통해 지배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달 25일 우리프라이빗에쿼티·산업은행·산은캐피탈 컨소시엄으로부터 호주법인에 1400억 원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컨소시엄은 신주 투자 기준 한화에너지 호주 법인 지분 20%를 확보했고 호주나 미국 시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는 국내 중대형 사모펀드(PEF) 다수가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한화에너지가 영위하는 주요 사업인 태양광 발전은 사모펀드 투자가 쉽지 않은 분야다. 그러나 한화그룹이 오랫동안 역점을 편 사업이고 한화에너지 지분 100%가 김동관 부회장을 포함해 오너 3세 지분으로만 이뤄져 있어 그룹의 지원이 확실할 것으로 보고 투자 유치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그간 전세계 퍼져 있던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미국과 호주로 재편해 내실있게 키울 계획”이라면서 “최근 주요 그룹 중에서도 사업 확장 기조가 뚜렷한 만큼 앞으로도 투자 활동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