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감세는 옳은 일…경제위기 대처에 도움”…코너 몰린 트러스, 낮은 세금 통한 성장 재확인

트러스, 보수당 전당대회서 성장 중심 정책 재천명

보수 가치 내세우며 내분 봉합 시도했지만

복지 축소 놓고 갈등 여전…콰텡 장관과 갈등설도 여전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3일(현지 시간)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콘퍼런스에 참석해 쿼지 콰텡 재무장관의 연설을 듣고 있다. EPA연합뉴스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3일(현지 시간)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콘퍼런스에 참석해 쿼지 콰텡 재무장관의 연설을 듣고 있다. EPA연합뉴스




‘부자 감세’정책 철회로 코너에 몰린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감세는 도덕적, 경제적으로 옳은 일”이라며 감세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러스 총리는 5일(현지 시간)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보수적인 방식으로 우리나라를 평준화 하기로 결심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보수당은 항상 낮은 세금의 정당이 될 것”이라며 “감세는 세계 경제위기에 대처하는데 도움이 되며 영국이 기업들에게 개방적이라는 신호를 보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에 세가지 우선 순위가 있는데, 그것은 성장, 성장,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감세와 성장중심 경제정책에 반대하는 일부 당내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감세를 통한 성장’ 이라는 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보수의 가치를 내세우면서 최근 대규모 감세안을 둘러싸고 불거진 당내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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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발언에도 당내 불협화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트러스 총리는 전날 BBC 라디오에서 ‘복지 혜택을 물가 상승률에 맞춰 확대할 것이냐’는 질문에 “살펴봐야 한다. 우리는 재정적으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복지 혜택을 물가 상승률(약 10%)만큼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보수당 내에서는 즉각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물가 상승분만큼 복지 혜택도 늘리지 않는다면 빈곤층의 생활고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부장관은 “복지 혜택은 물가 상승률과 동일하게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감세에 대한 당내 반발로 최고세율 인하안을 폐지한 것도 감세 지지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장관은 “트러스 총리의 유턴에 실망했다”며 “우리 당 당원들이 사실상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보수당 의원은 블룸버그에 “트러스가 부자 감세 철회는 없다고 말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말을 뒤집었다”며 “부자 감세 정책을 옹호해온 하원의원과 내각에 굴욕감을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트러스 총리와 쿼지 콰텡 재무장관 간의 균열도 더 커지는 모습이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아침 언론 인터뷰에서 재무장관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계속 거부하며 둘이서 밀접하게 작업했다고만 말했다. 콰텡 장관은 이날 GB 뉴스 인터뷰에서 “중기 경제 전략을 예정대로 다음 달 23일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정부 관료들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중기 전략 등의 발표를 앞당기겠다고 했지만 이를 부인한 것이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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