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주비행사가 5일(현지 시간) 미국 땅에서 발사된 로켓을 타고 우주로 향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는 이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러시아 우주비행사 안나 키키나(사진)가 탑승한 크루 드래건 캡슐을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러시아 우주비행사가 미국 우주선에 탑승한 것은 2002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러시아 우주인이 미국 우주선을 타고 이례적인 비행을 한 것이다.
키키나의 스페이스X 우주선 탑승은 올 7월 나사와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체결한 우주선 좌석 교환 협정에 따른 것이다. 양국은 국제우주정거장(ISS) 비상사태에 대비한 대체 운송 수단 확보 차원에서 상대 우주선을 이용해 자국 우주비행사를 ISS로 보내는 첫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은 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우주협력의 끈을 완전히 놓지는 않았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앞서 미국 우주비행사 프랭크 루비오는 이 협정에 따라 지난달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우주센터에서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ISS로 향했다. 이어 이번에는 러시아 우주인 키키나가 나사 및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우주비행사 3명과 함께 스페이스X 유인 캡슐에 몸을 실었다.
스페이스X의 이번 우주선 발사는 우주인들을 ISS로 실어 나르는 ‘크루-5’ 미션에 따라 이뤄졌다.
우주비행사들은 29시간 비행을 거쳐 ISS에 도착하고 150일 동안 우주에 머물며 각종 과학 임무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