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상수지마저 적자…‘기술 또 기술’이 돌파구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면서 경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 5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무역수지가 4월 이후 적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나마 흑자를 기록해온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경상수지는 외국인 투자가 배당이 몰렸던 4월 소폭(8000만 달러) 적자를 낸 것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흑자였다. 8월 경상수지 적자는 상품수지가 주요 요인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8월 상품수지 적자 규모는 44억 달러에 달했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1억 달러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수입은 147억 달러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적자는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원·달러 환율 상승의 요인이 된다. 고환율은 가뜩이나 높은 국내 물가를 더 끌어올려 소비 감소와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 재정수지 적자 상태에서 경상수지 흑자 기조까지 깨져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하면 국가 신용 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런데도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에너지 부문을 들어내고 다른 부분을 보면 선방하고 있다”고 안이하게 낙관론을 폈다. 정부는 위험 신호를 과소평가하지 말고 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우선 무역금융 확대를 뛰어넘는 과감한 수출 지원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수출 주력 품목도 늘려나가야 한다. 에너지 다소비 산업 구조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리셋하는 것도 필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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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인 돌파구는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5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하고 2030년에는 현재보다 집적도가 5배 높은 1000단 낸드플래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자보다 앞선 초격차 반도체 기술로 불황을 헤쳐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월 유럽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8월 기흥사업장 기공식에서도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정부는 기업들의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규제 등의 ‘모래주머니’를 제거하고 세제·금융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회도 싸움을 멈추고 ‘반도체지원법’ 처리 등으로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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