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킹달러에 보수적 외화 관리 박차"… 은행, 모바일 환전 서비스도 축소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와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와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IBK기업은행이 최근 소액 환테크 용도로 인기를 끈 모바일 환전 서비스를 축소 운영하기로 했다. 원·달러 환율이 13여 년 만에 1430원을 돌파하고 연내 1500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이 외화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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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원(ONE)할 때 환전지갑’ 서비스의 영업시간을 오전 9시부터 24시까지로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 ‘i-ONE 뱅크’를 이용해 외화를 환전하고 기간에 상관없이 환전한 외화를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24시간 365일 고객이 원할 때 자유롭게 외화로 환전하고 원화로 재환전할 수 있었다. 외화 계좌를 만들지 않아도 이용 가능한 점도 특징이었다.

이같은 편의성 때문에 ‘짠테크족(짜다+재테크의 합성어·생활비 등을 아껴 소액을 투자하는 것)’ 사이에서 해당 서비스가 소액 환테크 용도로 인기가 높았다. 서비스는 하루 최대 3000달러 이내에서 환전할 수 있고 최대 1만 달러까지 보관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에도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은행이 서비스 운영 시간을 축소하고 나선 것이다. 기업은행 측은 “결제 방법 관련해서도 기존에는 무통장 입금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안 된다”며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은행에서 이러한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외 다른 시중은행 역시 높은 환율 변동성에 따른 외화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2일 1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400원을 돌파했다. 같은 달 26일에는 하루 만에 20원 넘게 급등하며 1420원에 이어 1430원까지 넘어섰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정책에 따라 ‘달러 초강세’ 현상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은행들은 외화 유동성커버리지(LCR) 비율 관리에 긴장감이 높아진 분위기다. 지난 8월 말 외화 유동성커버리지(LCR) 비율(잠정)이 소폭 감소하는 은행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외화자금을 선제적으로 조달하고 외화대출 등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등 외화 관리에 다들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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