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사 일부 도급 맡겼어도 작업 총괄땐 산재 책임"

대법 "일부 도급 사업주 해당"

대법원. 연합뉴스대법원. 연합뉴스




공사 일부를 다른 사업자에게 도급 맡겼어도 현장에서 작업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다면 산업재해를 예방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업무상 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기계 설비 업체 대표 A 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A 씨는 2019년 경기도 한 공장의 기계 제작과 에어컨 설치 공사를 맡았다. 에어컨 설치 공사는 B사에 도급했고 B사는 작업 일부를 C사에 하도급했다. 공사를 진행하던 중 5명이 추락 사고로 숨지거나 부상을 입었다.

A 씨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다. 쟁점은 A 씨를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 예방 책임이 있는 일부 도급 사업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 전부를 도급한 사업주의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없다. A 씨는 “에어컨 설치 공사 전부를 도급했기 때문에 관련 사고를 막을 업무상 주의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A 씨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심 역시 A 씨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인정했다. A 씨가 에어컨 설치 공사 전부를 도급하기는 했지만 기간과 일정을 조율하는 등 전체적인 진행 과정을 총괄한 점이 판단 근거가 됐다. 다만 2심은 에어컨 공사를 도급·하도급 받은 업체 2곳 대표에 대해서는 A 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보고 형량을 금고형의 집행유예로 낮췄다. 공사를 도급 받은 두 회사 대표는 직원들과 달리 자신이 스스로 책임지는 위치에 있으며 A 씨로부터 지시나 감독을 받지도 않았다는 게 2심의 판단이다. 대법원 역시 “피고인을 ‘일부 도급 사업주’로 판단하고 도급 받은 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재해 예방 조치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며 A 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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