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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주가 급락에 해외 기관도 곤혹 [시그널]

앵커PE, 카뱅 1만6000원 미만땐

추가 현금 마련해 담보 보강해야

모빌리티도 상장 늦어져 속앓이





카카오(035720)가 사업부를 분할해 키우던 2016년부터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투자에 나섰지만 최근 카카오를 비롯해 카카오뱅크(323410)카카오페이(377300) 등 계열사들의 기업가치가 급락하자 해외 기관들도 카카오와 거리 두기를 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앵커 프라이빗에쿼티(PE)는 카카오뱅크 주가가 1만 6000원 밑으로 떨어질 경우 추가 현금을 확보해야 해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앵커PE는 카카오뱅크에 투자한 후 해당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는데 담보 가치가 주당 1만 6000원 미만이면 현금으로 담보를 보강하는 ‘마진콜’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

카카오뱅크의 7일 종가는 1만 8350원으로 주가가 좀 더 떨어질 경우 앵커PE는 운용 중인 펀드에 출자한 해외 기관투자가들에 예기치 않은 추가 자금을 요청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된다.



앵커PE는 2020년 주당 2만 3000원의 기업가치로 카카오뱅크에 2500억 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8월 상장 후 주가가 9만 원대로 치솟자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1000억 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바 있다. 앵커PE는 카카오뱅크 지분의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 2월 주당 4만~5만 원 선에서 주식을 팔 기회를 놓친 것을 크게 후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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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PE뿐 아니라 해외 사모펀드가 투자한 카카오 계열사는 카카오뱅크(5000억 원)·카카오모빌리티(6300억 원)·픽코마(6000억 원)·카카오페이(3450억 원)·카카오엔터테인먼트(6000억 원)·카카오페이지(1250억 원) 등 6곳인데 상장사든 비상장사든 기업가치 급락에 직면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상장이 늦어지자 재무적 투자자인 해외 사모펀드들이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가 카카오 안팎의 반발로 무산돼 애를 태우는 형국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년 이후 상장을 검토 중이나 상장 후 시가총액을 당초 기대보다 크게 낮추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벌써 제기된다.

코스피 상장사인 카카오페이는 2대주주인 해외 투자가가 주가 하락을 보다 못해 일부 지분을 팔았다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 2대주주인 중국의 앤트그룹 산하 알리페이는 상장 전 39%가량의 지분을 갖고 있다 올 6월 500만 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로 쏟아내 주가가 공모가(9만 원) 밑으로 주저앉게 했고, 이후 주가는 내리막을 면하지 못해 카카오페이의 7일 종가는 4만 100원을 기록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장기 투자하는 PEF나 해외 기관투자가라고 해도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주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카카오 비상장 계열사들의 기업가치도 크게 떨어져 해외 투자가들의 분위기는 험악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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