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부진으로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제약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경기 회복세 약화’ 진단을 내린 것이다. 8월 경상수지가 30억 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어려운 가운데 금리 인상 폭이 확대되고 그 여파가 누적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11일 펴낸 ‘10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가 일부 개선됐지만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9월 수출의 경우 지난해 동월 대비 증가율이 2.8%에 그쳐 8월(6.6%)보다 낮아졌다.
특히 반도체 수요 둔화가 직격탄이 되고 있다. 산업활동동향 통계에 따르면 8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14.2% 감소했다. 이 여파로 광공업 생산은 1.8% 줄었다.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9월 82에서 이달 73으로 급락하는 등 기업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 부진과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 강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KDI는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