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의 원유·석유제품 거래 사업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이 미국의 재생합성연료(이퓨얼) 전문 기술 기업 인피니움에 전략 투자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SKTI는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화상회의 형태로 인피니움과 투자 협약식을 가졌다. SKTI가 차세대 그린 에너지 분야에 투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TI에 따르면 인피니움은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설립된 회사다. 가스액체화 기술을 기반으로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합성하는 액체연료 합성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5년간 축적한 촉매 기술을 활용해 이 분야에서 상업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내년 초 미국 텍사스주에서 첫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 SKTI는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다.
SKTI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이퓨얼 확보·보급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SK에너지의 석유제품 정제시설인 SK 울산콤플렉스(CLX)와 접목해 조기 사업화를 꾀할 방침이다. 서석원 SKTI 사장은 “이번 인피니움 투자를 계기로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그린 에너지 공급 기회를 더욱 넓힐 수 있게 됐다”며 “이퓨얼의 사업화와 보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퓨얼은 탄소 배출이 없거나 매우 적은 그린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고 여기서 나온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결합·가공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을 얻는 과정이다. 산업 공정이나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이퓨얼을 만들면 탄소를 감축하면서도 연료를 얻을 수 있다. 차세대 탄소 감축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이퓨얼은 특히 기존 석유를 대체할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로도 주목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항공유의 이퓨얼 사용을 의무화해 사용 비율을 2030년 0.7%에서 2050년 28%로 늘릴 계획이다. 업계에서 이퓨얼 시장 규모는 2030년 하루 13만 배럴에서 2050년 200만 배럴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