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17만 개미 안도…신라젠, 2년 5개월만에 거래 재개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연합뉴스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연합뉴스




신라젠(215600) 주식거래가 2년 5개월 만에 재개된다. 16만 5000명에 달하는 개인 주주들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주가는 1만 2100원에 멈춰 있는 상황. 신라젠이 거래 재개를 위해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고 임원도 물갈이했다지만 실제 성과로 증명되기 전까지 당분간 ‘널뛰기 주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주가 급락장에 바이오 거품이 빠진 만큼 시초가에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결정이 이달 말 예정된 코오롱티슈진의 거래 재개 판정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는 12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의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 거래소의 결정에 따라 바로 다음 영업일인 13일부터 주식이 거래된다. 신라젠의 주가는 2020년 5월 4일 종가인 1만 2100원에 멈춰 있다. 13일 시초가는 동시 호가 기준가의 50~200% 범위에서 매수량 기준으로 가장 높은 가격에 결정될 예정이다. 6050~2만 4200원 사이에서 시초가가 정해지고 이후 ±30% 범위에서 상하한가가 결정된다.



이번 거래 재개로 17만 개미 군단은 상장폐지를 면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올해 6월 30일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16만 5483명으로 지분의 66.1%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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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번 상장 유지 자체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상장 재개가 곧 신라젠의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라젠은 지난달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로부터 항암제의 일종인 유사분열체크포인트억제제(MCI) 후보 물질 ‘BAL0891’을 도입해 단일 파이프라인 구조에서 벗어났다. BAL0891는 인산화효소(카이나제) 2개 부문을 표적으로 하는 세계 첫 항암제에 도전한다. 또 올 3월 투명경영·기술위원회를 사내에 신설했다.

신라젠의 기존 파이프라인으로는 비임상 단계에 있는 ‘SJ-600’ 시리즈와 미국 파트너사 리젠론과 신장암 대상 ‘펙사벡’ 임상이 있다. 현재 전 세계 17개국에서 2a상 중인 펙사벡은 내년 하반기에 연구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라젠은 직접 임상 3상 완료까지 고집했던 것과 달리 언제든 기술을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장 초반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신라젠은 2016년 12월 상장한 후 영업손실만 기록해왔다. 다시 관리종목에 지정될 경우의 수도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연매출 30억 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2년 연속 관리종목 지정 시 상장폐지 심사에 오른다. 신라젠은 2016년 12월 상장해 올해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6년차를 맞아 내년에 연매출 30억 원을 달성하지 못하면 내후년에 관리종목에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증시가 급락하면서 바이오 거품이 빠진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증권 업계에서는 이번 신라젠의 거래 재개가 주식 상폐 절차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가르는 기업심사위원회는 이달 25일 내에 열릴 예정이다. 거래소는 횡령·배임 혐의 발생 등의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한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지난해 8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1년의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달 23일 개선 계획 이행 내역서를 제출했다.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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