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업대출 9.4兆 늘어 9월 최대…회사채 경색에 은행 문 두드렸다

투자심리 위축에 회사채 발행 부진

가계대출 1~9월 누적 1.2조원 줄어

빅스텝에 사상 최초 연간 감소할까





지난달 기업 은행 대출 규모가 9조 원을 넘어서며 9월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늘었는데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은행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연이은 금리 인상에 은행 가계대출은 9월 기준으로 처음 감소했다.



13일 한은이 발표한 ‘2022년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155조 4608억 원으로 전월 대비 9조 3642억 원 증가했다. 9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9년 6월 이후 역대 최대 폭 증가다. 분기 말 일시상환 등 계절적 감소 요인에도 기업대출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관련기사



대기업의 대출 잔액은 207조 2197억 원으로 전월 대비 4조 6532억 원 증가했다.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대기업의 대출 이용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회사채는 전월 대비 6000억 원 줄었는데 투자심리 위축으로 발행 부진이 계속되면서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중소기업의 대출 잔액은 948억 2410억 원으로 전월 대비 4억 7110억 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주로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이나 운전자금 수요가 반영됐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 4957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1조 2451억 원 감소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1~9월 누적으로 1조 2000억 원이 줄었다. 한은이 역대 두 번째 빅스텝(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하는 등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는 만큼 연간 기준으로도 가계대출이 처음 감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2일 금리 인상 직후 “50bp(1bp는 0.01%포인트)를 인상하게 되면 가계부채의 성장 속도는 1% 정도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축소한 가운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감소 폭도 커졌기 때문이다. 주담대는 전월 대비 9000억 원 증가했는데 주택거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집단·전세자금 대출 취급도 줄어들면서 취급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다. 기타대출은 2조 1000억 원 감소했다. 대출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등으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다만 가계대출이 본격적인 감소세로 전환했는지 판단하긴 이르다는 평가다. 황영웅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이 둔화되는 것은 맞지만 디레버리징(Deleveraging) 국면으로 전환했는지는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