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소녀가장’ 목숨 앗아간 제빵공장 사고…경찰 수사 중

홀로 가족 부양하던 20대 여성, 기계 끼어 사망

2인 1조 근무 도중 동료가 자리 비운 사이 사고

윤 대통령, 소식 접한 후 “구조적 문제 파악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평택 제빵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몸이 끼어 숨졌다. 해당 업체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으로, 경찰은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A(23)씨는 전날 오전 6시 20분쯤 경기 평택시 SPC 계열사인 SPL그룹의 제빵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샌드위치 소스를 배합하는 기계에 상반신이 끼어 사망했다. A씨는 당시 2인 1조 근무 중이었지만 함께 있던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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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난 배합기는 작동을 멈춘 상태에서 소스를 넣은 뒤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기계가 A씨의 전신이 빠질 정도로 깊지 않았던 만큼 경찰은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 CCTV가 없어 경찰은 업체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조사하는 한편 A씨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사고로 숨진 A씨는 SPL 그룹의 정규직으로 입사한 지 2년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사회 초년생이다. 홀로 어머니와 고등학생인 남동생의 생계를 책임졌다. A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취업해 성실히 근무하다 돌연 사고를 당했다.

사고가 일어난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공장에 작업 중지를 명령한 뒤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경위와 더불어 사고가 난 업체 측의 안전수칙 위반 여부 등도 살피고 있다”며 “위반 사항이 드러날 시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수습 및 재해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가족을 부양하는 사회초년생 청년근로자에게 일어난 사고라 너무 안타깝고 비통한 심정”이라며 “철저한 원인 조사와 함께 엄중한 수사로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규명·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정확한 사고 경위와 함께 구조적 문제는 없었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김남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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