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카카오13개 서비스 중 4개만 완전복구…피해 보상 '집단 소송' 움직임도

[카카오 대란 후폭풍…피해 눈덩이]

톡채널 발목에 쇼핑몰 운영 차질

카맵 사용 부동산플랫폼도 발동동

먹통사태 장기화땐 손해 더 커져

'470억 KT 보상' 넘어 역대급 예상

警은 발화 원인 배터리 화재로 가닥






카카오(035720) 블랙아웃’ 3일 차인 17일에도 여전히 일부 카카오 서비스 기능이 복구되지 않으면서 이용자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채널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소규모 개인 쇼핑몰의 경우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고 카카오맵을 사용하는 부동산 플랫폼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카오 측은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이번 주 내 피해 접수를 받을 예정이지만 이미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집단소송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보상 범위가 국내 정보기술(IT) 사고와 관련해 역대급 규모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화재가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의 전원 공급은 95% 이상 수준으로 복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정오까지 카카오의 주요 13개 서비스 가운데 카카오톡과 다음·카카오맵·카카오T·카카오스토리 등 9개 서비스의 일부 기능이 여전히 복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들어(5시 기준) 카카오 인증서, 전자증명서, 디지털카드 등 지갑 서비스 등이 복구됐지만 다음과 카카오 메일, 톡채널, 톡서랍 등은 여전히 원활하지 않았다.

이날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부동산 플랫폼과 개인 쇼핑몰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카카오맵을 사용하는 직방과 부동산R114 등 부동산 플랫폼사들의 아파트 매물·시세 정보에 장애가 이어지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카카오맵을 사용하다 보니 화재 이후 한동안 맵 연동이 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며 “서버 복구가 지연되면서 긴급하게 네이버지도로 교체해 서비스했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개인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속출했다. 카카오톡 일부 서비스가 정상화됐지만 개인 쇼핑몰 운영자 등이 많이 사용하는 비즈니스 채널의 복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채널을 통해 예약과 고객 상담 등을 진행해오던 자영업자들은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문자메시지·전화 등으로 상담을 대체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자체적인 소통 창구를 구축할 능력을 갖추지 못해 빅테크 플랫폼에 의존해야 하는 소상공인 매장은 갑작스러운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한 대비책을 갖추지 못해 그 피해가 더욱 컸다”며 “현재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는 서비스의 공백이 커질 경우 소상공인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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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가 늘어나면서 집단소송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네이버에는 ‘카카오톡 화재 장애로 인한 손해배상’과 ‘카카오톡 피해자 모임’ 등 피해 보상을 위한 카페들이 개설됐다. 소송 참여자 모집에 나선 신재연 LKB앤파트너스 변호사는 “손해를 입증하는 요건이 다소 까다로울 수는 있지만 서비스를 무상으로 이용한다고 해서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피해가 커지면서 보상 범위도 역대급일 것이라는 전망 또한 나온다. 현재 카카오 측은 웹툰과 멜론 등 유료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용 기간 연장 등 보상안을 공지했다. 내부 비대위를 통해 피해를 접수하고 이용자 보상 대책도 세울 예정이지만 피해 범위가 넓고 사흘 이상 정상화되지 않으면서 보상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10월 발생한 KT(030200) 통신망 장애의 경우 90분 정도 장애가 발생했지만 KT는 소상공인 1인당 평균 7000~8000원 수준으로 총 400억 원 규모의 보상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 4월 발생한 SK텔레콤(017670) 통신망 장애 당시에도 총 300억 원(추정) 규모의 보상이, 같은 해 KT 아현국사 화재 때는 470억 원(추정)의 피해 보상이 이뤄졌다. 이러한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의 범위와 기간이 훨씬 큰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보상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기존 사례들이 유료 서비스였다는 점과 달리 이번 사태는 손해 입증이 어렵고 무료 서비스가 많아 보상 규모 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배상 주체를 두고 구상권 청구 등 소송전이 일어날 가능성 역시 크다. 카카오가 화재의 원인이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SK C&C 측에 있다고 보고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재를 조사하고 있는 경찰은 SK 판교 캠퍼스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 있는 한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합동감식팀은 배터리 모듈 자체 또는 주변 기기의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배터리 모듈 1점을 수거했다.

이날 카카오는 공시를 통해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해 재무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서비스 정상화 이후 SK C&C 측과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이러한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 2014년 발생한 삼성SDS 과천센터 화재에서 피해를 본 삼성카드 등은 이용자 피해 보상 이후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삼성SDS에 수백억 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삼성SDS도 데이터센터를 건립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당시 삼성테크윈)와 현재 수백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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