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노란봉투법=불법파업조장법…노사관계 질서 변질시킬 것"

경총 ‘불법쟁의행위 손배·가압류 제한의 문제점’ 토론회

이정 교수 “법질서 근간 흔들고 비교법적으로 유례 찾기 힘들어”

성대규 교수 “폭력 없다고 손배 책임 배제에 의구심”

손경식(오른쪽 두 번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지난달 14일 전해철(왼쪽 첫 번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노조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총손경식(오른쪽 두 번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지난달 14일 전해철(왼쪽 첫 번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노조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총




경영계가 ‘노란봉투법’을 ‘불법파업조장법’이라 칭하며 야권이 발의한 노조법 개정안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불법쟁의행위에 손해배상을 금지할 경우 재산권, 평등권이 침해되며 산업 현장의 노사관계마저 변질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9일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배·가압류 제한의 문제점’ 토론회를 개최하고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가져올 악영향을 논의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가 불법 파업에 나서도 기업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안이다.



이동근 경총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불법파업조장법은 민사상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기본 원리에 어긋나고 헌법상 기본권인 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며 평등권에도 위배된다”며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해결 보다는 쟁의행위를 통한 요구의 관철을 부추기고 단체교섭 질서를 혼란에 빠트릴 것”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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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조법 개정안이 현행 법체계에서 수용하기 어렵고 비교법적으로도 유래를 찾기 힘들다고 발표했다. 이 교수는 “단체행동권은 무제한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재산권과 균형을 고려해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해서만 면책될 뿐”이라며 “그럼에도 노동기본권 행사라는 명목하에 명백한 불법행위에까지 면죄부를 준다면 기존 법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입법으로 위헌적이고 노사 대등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법한 쟁의행위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입법은 비교법적으로 찾을 수가 없다. 산업혁명과 노동운동으로 노동법 체계가 정비된 영국을 비롯해 독일, 일본 등에서도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이를 주도한 노동조합과 조합간부·조합원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친 노동국가인 프랑스에서도 1982년 사회당이 불법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입법을 추진했지만 헌법위원회의 위헌결정으로 무산된 바 있다”고 밝혔다.

황용연(왼쪽부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 성대규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 김상겸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김완수 율촌 변호사, 문성덕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원장, 황효정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장이 19일 경총이 개최한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배·가압류 제한의 문제점' 토론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총황용연(왼쪽부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 성대규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 김상겸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김완수 율촌 변호사, 문성덕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원장, 황효정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장이 19일 경총이 개최한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배·가압류 제한의 문제점' 토론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총


성대규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위법한 쟁의행위로 손해라는 결과가 발생했다면 행위의 종류는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불법쟁의행위로 손해가 발생했는데도 폭력·파괴행위를 수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을 배제하는 것에 의구심이 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경영계는 야권의 노란봉투법 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대국민 설득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손경식 경총 회장은 지난달 14일 전해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방문해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향후 경총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국회, 정부 등에 전달하고 법안의 문제점과 심각성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다.


유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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