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가 차세대 메모리 기술 선점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AMD 등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와 협력해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올리는 점도 눈에 띈다.
20일 삼성전자는 ‘고대역폭 프로세싱인메모리(HBM-PIM)’라는 차세대 메모리(사진)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에 대한 표준화도 완료했다.
PIM은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간 융복합으로 기존 메모리 반도체의 기능을 뛰어넘는 차세대 반도체로 각광받는다. 전자 기기 내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가 수행하는 데이터 연산 기능을 메모리 내부에 구현한 기술이다. 메모리 내부에서도 정보 처리가 가능해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사이 데이터 이동이 줄어드는 것이 특징이다. 정보 양이 폭증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서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HBM-PIM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설계 회사 AMD와 협업했다. AMD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기 카드에 HBM-PIM 메모리를 탑재하고 실험한 결과 HBM-PIM을 활용하지 않은 기존 GPU 가속기보다 평균적으로 성능이 약 2배 증가하고 에너지 소모는 약 50%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도 준비하고 있다. 다음 달 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고용량 AI 모델을 위한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기반 프로세싱니어메모리(PNM)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박철민 삼성전자 상무는 “HBM-PIM 기술은 업계 최초 거대 규모 AI 분야 맞춤형 메모리 솔루션”이라며 “통합 소프트웨어 표준화 과정을 거쳐 CXL-PNM 솔루션과 도 접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