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까지 이어지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기업인들의 입지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동부유’를 앞세워 기업 규제에 나서면서 기업인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위축시킨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 주석 집권 이후 당 대회에 참석한 기업인의 수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 주석이 취임한 2012년 18차 당대회에는 34명, 2017년 19차 당대회에는 27명의 기업인이 참석했으나 이번 20차 당대회에는 2296명의 대의원 중에 18명에 불과했다.
이는 시 주석이 집권한 지난 10년 동안 민간 부문에서 당원 수가 10% 증가한 160만 명으로 집계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중국 내 재벌의 쇠락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시 주석은 빈부 격차 해소와 부의 불평등 완화를 강조하며 모든 국민이 함께 잘 살자는 사회주의 사상에 입각해 공동부유를 전면에 내걸고, 그 명목 아래 빅테크 등 주요 플랫폼 기업을 비롯해 교육,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들을 규제하고 있다. 닐 토머스 유라시아 그룹 컨설턴트는 “시 주석이 지난 몇 년 간 기업가들의 정치적 접근을 공산당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본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당 대회에 처음 기업인을 초대한 것은 2002년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다. 당시 완다그룹의 창업주인 왕젠린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시 주석 집권 이후로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2017년 당대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대부분 중소기업 출신으로, 중국 500대 부자에 포함되는 기업인은 18차 당대회의 6명에서 19차 당대회 때는 저우하이장 홍더우그룹 대표가 유일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인은 “(올해 당대회) 대표자 명단에서는 친숙한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500대 민간 기업 중 참석자는 3명에 그쳤으며, 인터넷 기업 중으로는 온라인 식품업체 싼즈송슈에서만 참여했다. 텐센트, 징둥 등 수만 명의 당원을 고용한 기업인은 없었다고 FT는 보도했다.
전국 490여만 개의 기초 당 조직과 9600여만 명의 당원을 대표해 회의에 참석한 2296명의 대의원들은 마지막 날인 22일 무기명 투표로 차기 당 중앙위원회를 구성할 중앙위원 200여명과 후보위원 170여명을 뽑는다. 이들 중앙위원이 당 대회 폐막 다음 날 열리는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중앙정치국 위원과 실질적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최고 지도자인 당 총서기를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