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쇼핑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현지시간 11월 25일)가 한 달 넘게 남았지만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벌써부터 할인 행사에 뛰어들었다. 재고 누적·소비 침체를 해소할 기회로 블랙 프라이데이를 적극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이달 중순부터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주요 가전제품을 최대 40% 할인하는 ‘얼리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시작했다. 4599달러인 4도어 냉장고를 1400달러 할인한 3199달러에, 1649달러인 대용량 드럼세탁기를 104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베스트바이 등에서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Z 폴드·플립 4 등을 구매할 때 구글 기프트카드를 얹어 주는 판매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행사 일정을 앞당겨 최근 집중하고 있는 ‘프리미엄 시장 공략’의 토대로 삼고 있다. 회사는 이달 중순부터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했던 것과 비교하면 2주 가량 앞당겼다.
LG전자는 초대형 프리미엄 TV 중심으로 판촉 행사를 진행하면서 미국 내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LG전자 미국 홈페이지를 통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450~1500달러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인 83형 올레드 에보 갤러리에디션(정가 6499달러)을 1500달러 할인한 4999달러에 내놓았다. 8K 제품인 퀀텀닷나노로드발광다이오드(QNED) 미니LED 8K 모델도 출하가 대비 40% 가까이 할인율을 적용했다.
두 회사 모두 매년 수시로 할인행사를 진행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는 반응이다. 글로벌 경기의 급격한 악화로 재고 과잉이 나타나면서 미국 최대 소비 기간을 활용해 이를 털어내려 한다는 분석이다. 블랙 프라이데이, 카타르 월드컵, 크리스마스 등으로 이어지는 연말 쇼핑시즌에 기회를 걸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두 회사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월마트·아마존·타깃 등 미국 내 소매·유통업체들도 같은 이유로 예년보다 빠른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하면서 재고 처리에 나서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삼성·LG의 프리미엄 가전을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라고 소개하고 있다. USA투데이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한 달여 남았지만 할인 행사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며 “가전제품을 교체하려는 고객들은 삼성 홈페이지에 방문하기만 하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소비침체 등 경기 변화에 대응해 할인행사 시기가 조금씩 앞당겨지고 있다”며 “업체의 재고 소진 뿐 아니라 소비 침체를 해소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