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빵공장 사망사고…대학가 "불매운동", 가맹점 "내부감시"

SPC계열 제빵공장 20대 사망사고

대학가, SPC 불매운동 확산

지난 20일 오후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 /연합뉴스지난 20일 오후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 /연합뉴스




평택 소재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근로자 사망 사고를 계기로 대학가에서는 SPC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한편,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애도를 표하며 내부감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피 묻은 빵'을 거부한다



서울대 학생 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은 최근 “‘피 묻은 빵’을 만들어온 죽음의 기계, 이제는 함께 멈춥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대학 캠퍼스 내 여러 게시판에 게시했다. 비서공은 대자보에서 “SPC 그룹은 최소한의 안전 설비와 인력 충원마저도 비용 절감의 대상으로 삼아오며 결국 청년 노동자의 생명까지 앗아가고 말았다”고 지적하며 “SPC 그룹이…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지 않고 처우 개선을 진행할 때까지 불매 운동에 동참하자”고 적었다. 서울대 캠퍼스 내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등 SPC 계열 점포 인근 벽과 SPC 농생명과학연구동에도 대자보기 붙었으나 21일 떼어졌다. ‘SPC 연구동’은 자넌 2009년 11월 SPC 그룹과 허영인 그룹 회장이 공동 출연한 기부금으로 설립됐고, 내부에는 ‘허영인 세미나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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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인(가운데) SPC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1일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경기 평택시 소재 SPL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허영인(가운데) SPC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1일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경기 평택시 소재 SPL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불매 운동에 동참하자’며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던킨·샤니·삼립식품 등 SPC 그룹 계열사 리스트를 공유한 이화여대 커뮤니티 게시물은 3시간 만에 추천 수가 100개를 넘었다. 건국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불매운동은 기업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상황을 확실히 인지하게 하는 수단”이라며 동참을 호소하는 글이 이어졌다. 성공회대 노학연대모임 ‘가시’도 최근 학내 게시판과 양재동 SPC 본사 앞에 “노동자의 죽음으로 만든 파리바게뜨 빵과 SPC를 여전히 불매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대학생들은 또래의 젊은 근로자가 사업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잇따라 목숨을 잃은 데 대해 더 큰 분노를 느끼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바' 가맹점주 “내부감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이번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22일 입장문을 내고 “참으로 애석하고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일주일 만이다. 가맹점주들은 “회사(본사)에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안전경영강화 계획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겠다”면서 “노동자들이 안전한 일터에서 파리바게뜨 빵을 생산할 수 있도록 내부 감시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재차 “국민의 분노에 대해 공감하는 바가 크다”며 “이런 분노가 생업을 이어가는 일반 가맹점들에게는 큰 고통이지만, 그 고통이 안전한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고객들의 질타보다 크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께 경기 평택시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빵 소스 배합 작업 중 기계 끼임 사고로 숨졌다. 사고 다음 날 해당 업체가 현장에 천을 둘러놓은 채 다른 기계에서 작업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사망자 장례식장에 상조 물품이라며 SPC 빵을 가져다 놓은 것 또한 부적절한 처사로 비난 받았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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