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손을 들라.” 22일(현지 시간)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장(당헌) 수정안을 표결에 부치자 베이징 인민대회당 곳곳에서 “메이요우(?有·없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어 시 주석이 “통과”를 선언함과 동시에 인민대회당을 가득 메운 2300여 명 공산당 전국 대표들의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시 주석의 당내 핵심 지위와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못 박은 수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당대회 폐막식에서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하며 절대적인 권력을 공식화한 순간, 시 주석 못지않게 전 세계의 이목을 끈 또 한 명의 인물이 있었다. 폐막식 도중 갑작스러운 퇴장으로 주목을 받은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다. 이날 시 주석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후 전 주석에게 수행원들이 다가와 팔을 잡아끌어 일으키려 하자 후 전 주석이 살짝 표정을 찡그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이 외신 기자들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는 퇴장하기 전 시 주석과 그 옆에 앉은 리커창 총리에게 짧게 말을 건네기도 했다. 후 전 주석이 일어선 직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그를 부축하려 몸을 일으켰으나 왕후닝 당 중앙서기처 서기의 만류로 다시 자리에 앉는 모습도 포착됐다.
외신들은 후 전 주석의 퇴장을 두고 분분한 해석을 쏟아냈다. 퇴장 시점이 당장 수정안 찬반을 거수로 표결하기 직전이라는 점을 근거로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시각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당대회를 얼마나 고도로 준비하는지 고려할 때 기자들이 입장한 직후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점은 상징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논평했다. 시 주석의 계속되는 ‘마이웨이’에 후 전 주석이 불만을 표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논란이 이어지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트위터 영문 계정을 통해 “(후 전 주석이) 폐막식 도중 몸이 좋지 않아 수행원이 행사장 옆 방에서 쉬도록 했다”며 건강 상의 문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