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문화재청 등의 종합 국정감사에서 용산 대통령실의 ‘청와대 패션쇼 행사 개최’ 제안을 둘러싸고 엇갈린 주장이 제기됐다. 결국은 문체부 보고 담당자에 대한 위증 혐의로 고발 추진까지 나왔다.
이날 논란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전에 보도자료를 내면서 시작됐다. 전 의원은 문체부와 문화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문체부가 지난 6월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실로부터 ‘서울 패션위크’ 행사를 청와대 경내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문체부는 같은 달 24일 문화재청과 유선으로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 패션위크’ 행사는 청와대가 아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이달 11∼15일 열렸다. 하지만 그동안 서울시가 주최해 온 패션 이벤트의 청와대 개최를 대통령실이 직접 제안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러한 정황 아래서 전 의원은 “패션쇼 행사는 대통령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맡았던 업체인 A사와 관련이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측의 입김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 패션위크에 연출자 등으로 참여해 온 행사 연출·기획사 B사의 대표가 A사 대표와 부부 사이라는 것이다.
A사는 과거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할 때 전시회를 후원한 업체로,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내 논란이 된 바 있다. A사와 B사는 한 건물에 있으며, 회사 임원도 거의 동일하다고 전 의원은 밝혔다.
전 의원은 결론적으로 “청와대 활용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의 부적절한 개입 정황이 또 드러났다”며 “패션쇼 행사가 검토된 배경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보도자료가 나오자마자 대통령실과 문체부는 각각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명백한 허위”라며 “해당 행사는 당초 서울시가 문화재청에 청와대 경내 개최를 제안했으나, 청와대 장소 사용 승인권이 있는 문화재청의 종합검토 결과 다른 장소에서 열렸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문체부를 통해 해당 행사에 대한 개최 요청이 있다는 점을 공유받았을 뿐 이 행사와 관련해 어떠한 제안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체부도 이날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문체부는 대통령실로부터 패션위크 행사를 제안받은 바가 일절 없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그러면서 “패션위크 행사는 당초 서울시가 문화재청에 청와대 경내에서 개최하는 것을 제안한 것”이라며 “문체부는 대통령실과 해당 행사를 포함한 청와대 활용 논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전재수 의원이 발끈했다.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감장에서 발언을 통해 문체부가 국감을 위해 의원실에 보고한 자료에 위의 내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분명히 말하는데 (오전 자신의 보도자료 내용은) 의원실에서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대통령실로부터 ‘서울 패션위크’ 행사 개최 가능성을 제안받았다고 문체부가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의원은 “나중에 이것이 전혀 사실이 아니고 제안받은 바도 없다는 입장문이 대통령실과 문체부에서 나왔다. 즉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국회의원이 행정부 자료를 근거로 발표를 했는 데 왜곡이라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문체부 관련 담당자를 국회에서의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