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한 채 피켓 시위로 윤 대통령을 강력 규탄했다. 윤 대통령과 여당이 ‘비속어 논란’ 사과, ‘대장동 특검’ 수용 등을 거부한 것을 국회와 야당에 대한 무시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대응을 이어갔다.
민주당 의원 전원은 이날 윤 대통령의 국회 도착에 앞서 로텐더홀 계단에 모였다. 손에는 ‘국회무시 사과하라!’, ‘야당탄압 중단하라’, ‘이xx 사과하라!’ 등의 팻말을 쥐고 있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야당탄압 중단하라!’는 피켓을 들었다. 한 목소리로 “민생탄압 야당탄압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국회 모욕 막말 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해 계단을 걸어 올라갈 때는 침묵시위를 펼쳤다. 경호원 등 많은 인파로 혼잡을 빚자 일부 의원들이 “비키세요. 어디 국회에 와서 주인 노릇을 하냐”, “사과하세요”라며 고성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윤 대통령을 맞아 환담실로 이동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다시 구호를 제창하면서 시위를 이어 갔다.
윤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약 20분 간 시정연설을 이어가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비공개 의총을 열고 대응 방안 등을 추가 논의했다. 일부 의원들은 SNS를 통해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회 ‘이 XX’ 중 한 명으로 투쟁하겠다”며 “참 나쁜 대통령, 언젠가는 큰 코 다칠 것”이라고 썼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도 “그간 대통령의 행동은 국회 권위를 부정하고 야당을 말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반협치 폭주를 내세우는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연설을 마친 뒤 윤 대통령이 국회를 떠나자 민주당 의원들은 다시 로텐더홀 계단에 모여 구호를 외치며 규탄 시위를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시위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과거 보여줬던 것처럼 본회의장에 들어가 고성과 욕설 피켓팅을 거는 것보다 강력한 항의 표시가 시정연설을 듣는 본회의장에 불참하는 것이라고 봤다”며 “협치는 (윤 대통령) 본인이 없다고 단언하신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원내에서 예산과 법안을 가지고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강력하게 행사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