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올 국채 발행 대폭 축소에…부동산PF도 전방위 점검

[자금시장 살얼음판]

■ 정부 채권시장 안정 총력전

추경호 자금시장 경색에 물량조절

변동금리 국채 도입 등도 검토

금융위 업권별 PF 대출현황 파악

상황 맞춰 컨틴전시플랜 가동 계획

20조 채안펀드 규모 확대 시사

대형증권사도 제2 채안펀드 조성 논의

추경호(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앰배서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9회 KTB(Korea Treasury Bonds) 국제 컨퍼런스’에서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추경호(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앰배서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9회 KTB(Korea Treasury Bonds) 국제 컨퍼런스’에서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대규모 유동성 공급 대책에도 단기자금 시장이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자 추가 대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국채 발행량을 과감히 줄여 시장의 부담을 경감하고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전방위 검사도 추진한다. 대형 증권사들은 자금난을 겪는 중소형 증권사를 돕기 위한 1조 원 규모의 ‘제2 채권시장안정화펀드’ 조성을 논의했다. 정부의 대응으로 국채금리가 상당 폭 하락하는 등 자금 경색이 일부 완화되는 조짐이 포착됐지만 기업어음(CP)금리가 2009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불안 요인도 여전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올해 남은 기간 중 재정 여력을 고려해 국채 발행량을 당초 목표보다 과감히 축소하겠다”며 “시장 상황을 감안해 국채 발행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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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계획된 국채 발행량은 추가경정예산 기준 177조 3000억 원이다. 지난달까지 누적된 국채 발행량은 144조 2000억 원으로 연간 발행 한도의 81.3%를 채운 상태다. 국고채 발행 축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신용 경색 우려 등으로 최근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채권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다. 추 경제부총리의 발언으로 국고채금리는 소폭 하락하면서 일부 심리가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8.4bp(1bp=0.01%포인트) 내린 연 4.221%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과 5년물 금리 역시 전일 대비 각각 15.7bp, 10.8bp 하락한 연 4.346%, 4.383%를 기록했다.

단기자금 시장 경색으로 부실화 우려가 나오는 부동산 PF 전수조사에도 돌입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최근 자금 시장의 유동성 경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업권별 부동산 PF 대출 현황을 파악하고 컨틴전시플랜 마련에 들어갔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아직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현재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컨틴전시플랜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점검은 부동산 PF와 관련해 우량 사업장에 유동성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문제와 비우량 사업자의 신용 리스크로 나눠 진행된다.

금융 당국이 연달아 추가 대책을 내놓는 것은 좀처럼 채권시장 경색이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가 계속되는 한 채권시장 경색이 단시간 내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여전하다. 안예하 키움증권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는 “긴축 기조가 계속되는 만큼 정부가 유동성 공급 정책을 내놓아도 효과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한은 역시 직접 매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분위기 반전에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경색된 채권시장의 상황이 쉽사리 개선되지 않자 금융 당국은 채안펀드 증액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0조 원으로 알려진 채안펀드 규모를 더 늘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에서 열린 제7회 금융의 날 기념식 직후 “한은에서 유동성이 얼마나 어떻게 들어오는지에 따라, 대외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변수가 많다”며 “(채안펀드의) 총량을 20조 원으로 얘기했지만 안 되면 더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 업계의 자체 대책도 나왔다. 중소형 증권사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자 24일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 등 9개 주요 증권사 대표와 만나 단기자금 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대형 증권사가 중소형사를 돕기 위해 각 사에서 500억~1500억 원씩을 출자해 1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제2 채안펀드’ 계획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종갑·유현욱·김민경 기자 세종=서일범 기자


서종갑 기자·유현욱 기자·김민경 기자·세종=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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