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펀드서 ETF로 '머니무브'…매주 2개 이상 신상품 쏟아졌다

[출시 20돌…전성기 맞은 ETF]

<상>연금투자 상품 대세로

미래에셋證 개인연금 고객 중

ETF상품 투자비중 49% 달해

43%로 반토막난 펀드와 대조

해외투자형·테마형 인기 속

2030세대 '필수 투자템' 등극

올 벌써 100개 출시 연간 최대





올해로 국내 출시 20주년을 맞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연금에서 투자자들의 대표 투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금저축(개인연금) 및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줄고 있는 반면 ETF의 자산 비중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은 이미 계좌 내 ETF 보유 비중이 펀드를 넘어섰다. 투자자들이 펀드 대신 ETF를 선택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하자 자산운용 업계도 ETF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매주 평균 2개 이상의 신상 ETF가 출시되더니 올해에만 벌써 100개의 ETF가 투자자들을 만났다.



◇대세가 된 ETF연금 고객 둘 중 한 명은 ETF 픽=26일 서울경제가 미래에셋증권에 의뢰해 연금저축 등 개인연금 계좌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말 기준 계좌 내 ETF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의 비중이 전체의 49.2%에 달했다. 개인연금 계좌를 보유한 고객 2명 중 1명은 ETF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개인연금 계좌로 ETF에 투자하는 고객의 비중은 2018년 말 기준 전체의 3.9%에 그쳤지만 약 5년 만에 11배 이상 불어났다. 반면 개인연금에서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 계좌는 2018년 전체의 86.7%를 차지하다가 올해 8월 말 43.7%로 반 토막이 났다. 펀드 상품에서 ETF로 ‘갈아타기’ 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며 계좌 수로는 이미 역전이 된 셈이다.

펀드에서 ETF로의 ‘머니 무브’를 이끌고 있는 것은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2030이다. 연금 계좌에서 ETF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의 비중은 30대가 61.5%로 가장 높았고 △20대 57.5% △40대 51.5% △50대 42.4% △60대 이상 28.5%로 나타났다. 반면 펀드를 보유한 고객의 비중은 60대 이상이 67.7%로 가장 높았고 △50대 58.3% △40대 42.3% △30대 26.4% △20대 22.5% 순으로 조사됐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2030 투자자들은 노후 준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물론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기에 즉시 매매가 가능한 ETF를 선호하는 듯 보인다”며 “50~60대의 경우 새로 계좌에 납입하는 자금으로는 ETF 매수를 하지만 기존에 투자해뒀던 펀드에서 ETF로 갈아타는 데는 비교적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IRP 계좌도 상황은 비슷하다. 계좌 내 ETF를 보유한 고객의 비중은 2018년 5.2%에서 올해 8월 말 50.3%로 870% 늘어나는 동안 펀드 보유 계좌는 전체의 74.3%를 차지하다 56.4%로 쪼그라들었다. IRP 내 ETF 자산의 비중 역시 2018년 1.6%에서 8월 기준 18.1%로 10배가 넘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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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령대 걸쳐 해외주식형 ETF 선호도 높아=개인연금 고객들이 선호하는 ETF는 주로 미국 등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들이었다. 미래에셋증권 개인연금 계좌를 보유한 고객들이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상위 15개 ETF 중 14개가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ETF는 ‘TIGER 2차전지테마’가 유일했다. 특히 미국 증시의 비중이 높았는데 개인연금 고객들이 많이 선택한 상위 10개의 ETF 가운데 6개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의 상승에 따라 수익을 얻는 상품이었다.

테마형 ETF를 담고 있는 계좌도 많았는데 미국 빅테크에 투자하는 ‘TIGER 미국테크TOP10’과 ‘KODEX 미국FANG플러스’ 등이 주로 선택을 받았고 국내 테마형 ETF 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TIGER차이나전기차SOLATIVE’가 계좌 내 자산 비중이 4번째로 컸다.

IRP 고객들의 계좌 내 ETF 상품 구성은 상대적으로 더 다양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에 투자하는 ETF의 비중이 높은 것은 비슷했지만 ‘KODEX TRF3070’ 등의 채권혼합형 상품과 ‘KOSEF 10년 국고채’ ETF 등의 채권형 상품도 자산 비중 상위 15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IRP의 경우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70%까지로 제한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주에 2개씩…올해 출시 ETF 100개 넘어=연금 계좌 내 펀드 대신 ETF를 선택하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관련 상품의 출시도 가속화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에서는 100개의 ETF가 상장됐다. 올 들어 매주 2.3개꼴로 신상품이 출시된 셈이다. 지난해 상장 건수인 90건을 이미 훌쩍 넘으며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신상 ETF 출시의 홍수 속에 국내 상장 ETF의 종목 수는 629개까지 늘었다. 세계 6위 수준이다. 다만 종목 수가 훌쩍 늘어난 것에 비해 순자산총액(AUM)은 77조 원 규모에 그쳐 지난해 말 73조 9600억 원 대비 4%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글로벌 증시 불황 속에서 ETF의 순자산 총액이 쪼그라든 탓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ETF 시장의 성장이 잠시 주춤할 뿐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은 “펀드와 ETF는 자본시장에서 주식·채권 등을 담아 투자하는 유사한 상품으로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최근에는 보수가 저렴하고 거래 편의성이 높은 ETF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특히 연금 계좌에서 ETF 투자는 매매 수수료가 없어 장기로 가져가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앞으로도 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는 꾸준히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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