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딸이 걸어온 전화, 말 없이 싸움 소리만"…유가족 망연자실

30일 일산동국대병원 장례식장. 이진석 기자30일 일산동국대병원 장례식장. 이진석 기자




일산동국대병원 장례식장에서 30일 오전 10시30분께 만난 최모씨는 황망한 표정으로 땅만 뚫어져라 봤다. 최씨는 전날 새벽 강릉에서 가족과 함께 딸을 찾으러 왔다.

그는 “전날 밤 10시33분에 딸아이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싸우는 소리와 전화가 혼동돼 지지직거리는 소리만 들리고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밤 11시부터 매스컴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보도가 쏟아져 ‘아차’ 싶어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신고만 가고 전화를 받지 않더라. 곧바로 소방서에 신고를 하고 새벽에 서울로 향했다”며 “오늘 오전에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대기를 하다가 경찰에서 연락을 받아 이쪽으로 오게 됐다”고 탄식했다.



최씨는 “가족과 떨어져 서울에서 홀로 학교를 다니다 올해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며 “하루아침에 이게 무슨 일인지”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아직 자세한건 감식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전해듣고, 기다리는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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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택시기사는 “어제 밤에 이태원을 돌때만하더라도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곤 생각을 못했다”며 “평소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 20대 사망자가 많은 것 같다”고 탄식했다.

현재 일산동국대병원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4명의 사망자가 안치돼 있다. 당초 20명의 사망자가 이송될 예정이었지만 현장의 빈소가 부족한 상황이라 6명은 돌아갔다. 현재 신원확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29일 밤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형 압사 참사와 관련한 실종자 신고는 서울시가 접수해 경찰로 전달하고 있다. 오전 11시 기준 누적된 신고 접수건은 2249건이다. 전화 신고는 ☎ 02-2199-8660, 8664∼8678, 5165∼5168 등 20개 회선으로 받고 있다. 120 다산콜센터로도 가능하다. 현장 방문 접수는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3층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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