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밀 선물 가격이 5% 이상 급등한 채 장을 시작했다.
3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5.8% 오른 부셸당 8.77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이 열리자마자 8.93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옥수수 가격도 2.3%, 대두 가격도 1.1% 오른 채 거래 중이다. 밀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황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 두 나라가 세계 최대 밀 공급국이기 때문이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29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의 흑해 함대에 대규모 드론 공습을 감행했다”며 “민간 화물선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러시아는 오늘부터 협정 이행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7월 22일 튀르키예·유엔의 중재 하에 흑해를 지나는 곡물 수출 선박의 안전을 11월 19일까지 보장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만기가 다가오면서 재협정 요구가 많았는데 러시아가 돌연 빠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가까스로 안정을 찾은 글로벌 식량 가격이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밀 선물 가격은 지난 5월 부셸당 12.79달러까지 올랐다가 곡물 수출 협상이 타개되면 8월 7달러 선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들썩이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