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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수수료 없애는 해외 거래소…“NFT 프로젝트, 예술품과 달라”

룩스레어·매직에덴 등 로열티 선택 변경

“기업형 NFT 프로젝트에 로열티 부당” 지적

예술품은 창작자 보상 차원에서 정책 유지

출처=셔터스톡.출처=셔터스톡.




암호화폐 시장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NFT 거래소들이 로열티를 없애거나 줄이고 있다. 로열티는 NFT가 재거래될 때마다 창작자에게 지급되는 2차 수수료다. 시장 초창기 창작자를 NFT 분야로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으로 마련됐지만 일부 프로젝트의 로열티 수취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공론화하는 등 논란이 일자 해외 주요 거래소를 중심으로 정책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룩스레어·매직에덴 등 로열티(2차 수수료) 선택사항으로 변경


2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씨 대항마로 꼽히던 NFT 거래소 룩스레어는 구매자가 창작자에게 의무적으로 지급하던 로열티를 선택 사항으로 변경했다. 구매자는 NFT를 거래할 때 로열티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식이다. 룩스레어는 대신 거래 수수료의 25%를 창작자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앞서 솔라나 기반 NFT 거래소 매직에덴도 로열티 옵션 모델로 전환했다. 후발주자인 NFT 거래소 엑스투와이투(X2Y2)는 지난 8월 이 모델을 도입한 후 룩스레어 거래량을 단숨에 따라잡았다. 듄 애널리스틱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X2Y2 거래량은 오픈씨에 이어 2위로, 590만 달러를 기록했다. 룩스레어 거래량은 150만 달러로, X2Y2의 약 25% 수준에 불과하다.

로열티, 초창기 크리에이터 끌어들이는 수단



로열티는 보통 가격의 5~10%로 책정된다. NFT가 되팔릴 때마다 창작자에게 일정한 보상이 주어지도록 해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NFT 거래소에서 자체적으로 로열티를 설정할 수 있고, 온체인 상에서 로열티를 강제할 수는 없다. 신영선 오리진 프로토콜 프로덕트 매니저는 “NFT 시장에 크리에이터를 유입하기 위한 카드로 로열티가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초창기에 거래될 수 있는 NFT가 많아져야 하기에 창작자를 유인할 수단으로 로열티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로열티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많은 창작자가 NFT 시장에 뛰어들었다.



NFT 프로젝트에게 로열티 책정 관례화…비판적 시각 잇따라


문제는 NFT 프로젝트에서도 로열티 책정이 관례화 되면서 발생했다. 글로벌 NFT 프로젝트를 비롯해 신세계 백화점의 푸빌라 NFT, 롯데홈쇼핑의 벨리곰 NFT 등도 로열티로 7.5%를 가져간다. 그러나 업계에선 NFT 프로젝트는 사실상 서비스와 상품을 내놓는 기업과 다를 바 없는데 기업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게 적절하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신 매니저는 “마치 아이폰이 중고 거래될 때마다 애플에서 일정 부분 수익을 챙겨간다는 건데, 현실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NFT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러한 불만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신 매니저는 “구매자가 손해를 보고 NFT를 팔아도, 프로젝트는 로열티를 가져가 돈을 버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한다”고 짚었다. NFT를 발행해 돈을 모은 프로젝트가 사실상 사업에서 손을 떼도, 홀더들이 NFT를 매도할 때마다 프로젝트가 수익을 가져가는 비정상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NFT 종류 따라 로열티 다르게 지급될 전망


이에 업계에선 로열티가 NFT 종류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예술품 NFT는 창작자에게 의미 있는 보상을 제공한다는 본래 취지대로 로열티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주로 예술 작품을 취급하는 국내 NFT 거래소 01etc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이기에 창작자와 매수자 균형을 맞추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양쪽의 편의성을 고려해 로열티에 대한 변동 계획을 내부적으로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카카오 그라운드X가 운영하는 클립드롭스 관계자도 로열티 변경과 관련해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클립드롭스에서도 유명 작가의 예술품 NFT 위주로 거래가 이뤄진다.

반면 다양한 NFT 프로젝트의 NFT가 거래되는 팔라는 여지를 남겨뒀다. 팔라는 최근에서야 로열티 제도를 도입했다. 팔라 관계자는 “아직 국내 NFT 시장은 태동기에 불과해 NFT 프로젝트 동력이 될 수 있는 로열티를 창작자와 유저 간 충분한 사전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없애는 것은 시장 성장에 저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현재는 특별한 이유 없이 로열티 7.5%가 산업 표준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데 기존 웹2 생태계에서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대한 사용처를 공시 또는 공지하는 것처럼 NFT 프로젝트가 2차 수수료 사용처와 로드맵 등을 충분히 공유하고 퍼센트를 결정한다면 사용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제도가 도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FT 프로젝트들이 로열티 이외에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신 매니저는 “향후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NFT 프로젝트는 로열티 이외의 수익 모델을 설계하는 게 시장의 요구사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예리 기자 yer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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