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가상자산 거래 표준화 작업에 착수한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추진에 이어 제도화를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해 고객 예치금을 별도 계좌 형식으로 통일하고 이체 한도 기준을 마련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명 계좌 관련 표준안 마련에 착수하는 등 금융 당국과 국회가 가상자산 거래를 표준화하기 위한 지침 등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 작업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앞서 국회에서는 고객 예치금 관리 방식에 대한 지적이 이어져왔다. 빗썸과 코빗의 경우 농협·신한은행이 단순히 가상계좌를 제공하고 투자금을 맡아 보관해주는 별도 계좌 형식을 택하고 있는 반면 업비트와 계약을 맺은 케이뱅크는 투자금을 케이뱅크의 법인계좌에 이체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예금 보호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이미 국회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예치금을 별도 계좌로 관리하거나 피해 보상 계약을 맺도록 의무화하는 가상자산 관련 법안이 여럿 발의돼 있다.
은행이 결정해온 거래소별 이체 한도 역시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은행 실명 계좌를 지급받은 거래소가 5곳으로 추려지는 등 시장이 안정화됐다는 판단에서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거래소별 이체 한도가 건당 최소 3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왔다. 여당 정무위 관계자는 “기존에는 (가상자산사업자의) 무자격 요소 등을 배척하기 위해 은행에서 블록체인 기술 등을 판단해 거래소별 이체 한도를 결정해왔다”며 “(가상자산 거래 업체들이) 일정 수준에 올라오면서 우려가 해소된 만큼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