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국가애도기간이 설정됨에 따라 오는 5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부산불꽃축제가 무기한 연기되었다. 이에 인근 숙박업소에 큰돈을 내고 예약한 투숙객들이 환불 문제로 갈등을 겪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1일 부산 수영구청에 따르면 부산불꽃축제가 무기한 연기된 뒤 광안리 해변 인근 숙박업소와 식당, 카페 등을 예약했던 시민들의 민원이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3년 만에 열릴 예정이었던 부산불꽃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높은 비용을 내고 숙소 예약을 했으나 축제가 취소되면서 그만큼 많은 위약금을 낼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원인 A씨는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통해 광안리 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오피스텔 한 호실을 5~6일 하룻밤에 110만원을 내고 예약했다. 평소 광안리 해변 인근 숙박비가 하루 20만~30만원 수준인 것에 비하면 5배 가량 높은 금액이다.
A씨는 부산불꽃축제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예약금 환불을 요구했으나 숙박업주가 위약금 20%를 요구하자 구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영구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이뤄지는 오피스텔 공유숙박업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100% 환불을 강제할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구 관계자는 “소비자 환불 규정이 있는데 권고사항이지 강제성이 없다”라며 “업소에 환불을 안내하고 있지만 내부 규정에 의해 못 해주겠다고 하는 곳도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불법숙박업인데 불꽃축제가 잘 보이는 호실이라는 이유로 비용을 굉장히 많이 받았고, 이 비용의 일부를 위약금으로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라며 “광안리 해변에 오피스텔이 많아 이런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구는 관내에서 오피스텔 등 건물 14개동에 속한 3000호실 이상에서 불법숙박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일반 숙박업소와 식당 등에서도 예약 취소에 따른 위약금을 요구해 구에 민원이 접수됐다. 국가애도기간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예약자에게 위약금을 무는 게 부당하다는 내용이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부산불꽃축제 예약 취소 관련 문의와 경험담이 확산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축제는 취소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도 “축제 때문에 높은 방값을 냈는데 그만큼 위약금도 높아져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파크하얏트 부산 호텔에서는 100% 환불을 해줬다” “120만원에 잡은 숙소를 업주와 협의해 평소 가격대인 30만원에 묵기로 했다” 등의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을 고려해 100% 환불을 진행하는 업소도 있다.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한 식당 업주는 “불꽃축제 예약을 많이 받았던 터라 100% 환불이 조금 부담되는 면도 있지만 국가애도기간이라 당연하다는 마음으로 환불 처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