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민간형 재간접 펀드인 민간 벤처 모펀드를 통해 벤처기업에 투자한 법인은 투자 금액에 대해 5% 이상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해운 운임의 급락에 대응해 국적 선사를 지원하기 위한 3조 원 규모의 정부 지원금도 마련된다.
4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벤처 투자 생태계 조성 및 해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추 경제부총리는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벤처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며 “정부 의존이 높은 벤처 투자 생태계에 민간 자본 유입이 더욱 확대되도록 하기 위해 민간 벤처 모펀드 조성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벤처 모펀드는 민간 자금으로 구성돼 창업 혹은 벤처기업 투자 목적으로 개별 자펀드에 자금을 내는 재간접 펀드다. 정부는 민간 벤처 모펀드를 통해 벤처기업에 투자할 경우 투자 금액에 대해 5%의 세액공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투자 금액이 직전 3년간 벤처기업에 투자한 금액보다 많다면 증가분의 3%를 추가로 공제한다. 예컨대 한 기업이 모펀드를 통해 200억 원을 투자했고 직전 3년 평균 투자 금액이 100억 원이라면 이 기업은 투자 금액의 5%와 증가분(100억 원)의 3%를 합쳐 13억 원의 세금을 감면받는다.
민간 벤처 모펀드 운용사의 출자 관리·운용 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도 면제된다. 민간 벤처 모펀드 운용사가 모펀드 출자로 취득한 창업·벤처기업의 주식과 지분에 대한 양도차익에 세금을 물리지 않으며 개인투자자가 일반 벤처 펀드뿐만 아니라 민간 벤처 모펀드에 출자하는 경우에도 출자 금액의 10%를 종합소득금액에서 공제해준다. 민간 벤처 모펀드의 출자와 운용·회수 등 모든 단계에 대한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시황 변동에 따른 해운 경쟁력 강화 방안도 함께 공개했다. 해운업 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컨테이너 운임지수 추이를 보면 올 1월 5110포인트까지 치솟았으나 지난달 28일 1698포인트로 고점 대비 약 67% 하락했다. 운임이 선사의 수익과 직결되는 터라 국내 선사의 경영 위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에 총 3조 원 규모의 지원책을 통해 선사의 경영 안정을 돕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최대 1조 원 규모의 위기대응펀드를 조성해 고위험 선사 구조 조정, 인수합병(M&A) 등을 지원한다. 정부는 해양진흥공사를 통해 해운사에 선박을 임대해주는 공공 선주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1조 7000억 원을 투자해 2026년까지 최대 50척의 선박을 확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