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토큰(FTT)을 매도하는 건 루나(LUNA) 사태를 통해 배운 리스크 관리다.”
7일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는 바이낸스가 보유한 FTT를 전량 매도하겠다고 밝히며 이같이 전했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지분을 엑싯하고 21억 달러어치(약 2조 9605억 원) 바이낸스USD(BUSD)와 FTT를 받았다. 바이낸스는 이렇게 받은 FTT를 모두 청산하기로 했다. 앞서 바이낸스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졌을 때 선제적으로 루나(LUNA)를 상장 폐지한 바 있다.
이번 결정은 전일 FTX와 협력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알라메다 리서치가 FTT 토큰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는 알라메다와 FTX가 재정적으로 지나치게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 알라메다 전체 자산 146억 달러 가운데 36억 6000만 달러가 유동화 가능한 FTT로 이뤄져 있다. 언제든 매도 가능한 FTT가 알라메다의 단일 자산 규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도 ‘FTT 담보’로 20억 16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알라메다는 샘 뱅크먼 프리드 FTX CEO가 세운 트레이딩 회사이자 투자사로 마켓메이킹도 하고 있다. 대표적 포트폴리오로는 솔라나(SOL) 프로젝트가 있다. 코인데스크는 FTX가 위기에 닥치면 FTT 가격이 하락해 알라메다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뉴욕증권거래소와 시타델 증권이 모회사가 같다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FTX 거래소가 보유한 매매 정보를 통해 알라메다가 마켓메이킹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해상충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창펑 자오 CEO는 “바이낸스는 아무도 배척하지 않지만 뒤에서 다른 업계 참가자들을 상대로 로비하는 사람들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번 조치는 경쟁자에 대한 조치가 아니”라면서 “프로젝트가 공개적으로 실패할 때마다 모든 사용자와 모든 플랫폼에 영향을 주는 만큼 보통은 토큰을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지만 버틸 수 있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샘 뱅크먼 프리드 CEO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FTX는 재무 감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알라메다 CEO도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은 자산이 100억 달러 이상”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한때 10% 넘게 급락했던 FTT는 소폭 가격을 회복한 모습이다. 7일 오후 12시 20분 코인마켓캡 기준 FTT는 전일 대비 5.23% 떨어진 22.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