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순매수세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밑도는 등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내 자금시장 경색 우려와 중국 위안화 가치 불안, 북한발 리스크 등 각종 악재에도 원화 가치가 크게 오르자 시장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8원 내린 1401원 2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 9월 21일(1394원 20전) 이후 31거래일 만에 최저치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원 20전 내린 1411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하락 폭이 20원까지 확대되며 1399원 60전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기준으로 1400원을 밑돈 것은 지난달 6일(1397원 10전) 이후 한 달 만이다.
이달 4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위안화 가치가 오르자 원화도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다만 중국 당국이 방역 완화 조치를 부인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 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현실은 달랐다. 단기자금 시장 경색, 북한발 리스크 등 각종 악재에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로 원화 가치가 예상보다 더 크게 상승한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이후 나타난 중국·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북한의 도발보다 더 큰 위험으로 인식되면서 일부 투자 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탈중국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앞두고 달러화 강세 기조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10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달러 강세를 주춤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날 미국 달러화지수(DXY)는 111 수준으로 4일(112) 대비 하락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 등에도 환율이 크게 하락한 것은 다소 의외”라며 “4일 이후 역외시장에서 환율이 떨어졌고 외국인 순매수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 말고는 눈에 띄는 (환율 하락) 요인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