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특수본 '대응단계 늑장 발령' 용산소방서장 수사…경찰청장은 참고인 신분

2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관계자가 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2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관계자가 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사고 당시 소방대응단계를 신속하게 발령하지 않은 경위를 파악 중이다. 특수본은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등이 사고 전 작성된 핼러윈 축제 안전 대책 보고서를 삭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본을 확보해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특수본은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추가 조사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9일 “(최 서장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내부 문건과 보디캠 현장 영상, 소방 무전 녹취록 등 수사 상황을 종합해 입건했다”며 “소방대응단계 발령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특수본은 지난 7일 최 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소방당국은 참사 발생 전 112신고를 받은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도 출동이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대응하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직후에도 적절한 소방대응단계 발령을 신속하게 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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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은 압사사고 발생 시점에서 28분 지난 오후 10시 43분에 대응 1단계를, 한 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11시 13분에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는 데 30분이 소요됐다. 소방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가 출동하고, 2단계는 인접 소방서까지 여러 소방서가 인력과 장비를 동원한다. 3단계는 초대형 재난에 발령되는 최고 수위다. 이번 참사의 경우 오후 11시48분에 대응 3단계가 발령됐다.

특수본은 최 서장 입건이 현장 구조 지휘자에게 부당한 처사라는 비판여론에 대해 “증거와 법리에 따라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참사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는 등 직무유기 의혹을 받는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입건되지 않은 상태다. 특수본은 일단 윤 청장과 김 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추가 조사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전날 윤 청장과 김 청장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 해 휴대전화와 참사 당일 행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 영상 등을 확보했다.

특수본은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등이 참사 사흘 전 작성된 핼러윈 축제 안전 대책 관련 보고서를 삭제하고 이 과정에서 직원들을 회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보고서 사본을 확보해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다만 보고서 삭제에 서울경찰청 간부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아직 수사 중”이라며 확답하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나 대통령실에 대한 수사 여부와 관련해선 “어떤 기관이라도 법령상 책무와 역할이 있었음에도 부실한 조치로 이번 참사의 결과를 초래했다면 수사대상이 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강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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