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핼러윈 행사 30명 투입한다던 용산구…참사 당일 고작 8명 근무

'구청 당직일지' 보니

민원접수·참사 관련 내용 전무

"용산구청 상황실 수립도 안된듯"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산구청이 이태원 핼러윈 축제 관리를 위해 30명의 직원을 투입하겠다는 사전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 참사 당일 당직 인원은 8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용산구청은 당일 많은 인파가 이태원 일대에 몰릴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사고 발생 전까지 단 한 번도 현장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경제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용산구청 당직 일지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당일 용산구 당직자는 8명에 그쳤다. 용산구청은 핼러윈 축제 기간 동안 매일 30명씩 5일 동안 총 150명의 인원을 투입해 행사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사 당일 현장에 투입된 인원은 턱없이 적었던 셈이다. 대규모 인파 운집이 예상됨에도 구청 차원의 안전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용산구청의 한 직원은 “참사 당일 근무한 사람은 다섯 명이다. 소음과 관련한 민원을 처리하기 위한 직원 세 명을 포함해 총 8명이 근무했다”고 밝혔다.



참사 당일 사람들이 이태원 일대로 몰리고 있을 때도 구청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미 10만여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 상황이었지만 당직자는 용산구청 내 순찰만 반복적으로 진행했을 뿐 현장에 대한 관내 순찰은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근무 일지에 따르면 당직 일지의 관내 순찰 관련 비고란은 공란으로 남아 있다. ‘용산구 당직 및 비상근무 규칙’에 따르면 당직 근무자는 방범·방호·방화 및 그 밖의 보안 상태에 대해 수시 순찰 및 점검을 실행해 모든 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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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청 측은 “관내 순찰은 민원이 들어오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을 때 진행되고 민원이 없을 경우 나가지 않을 수 있다”며 “새벽 3시 이후 들어온 민원에 대해서는 이미 (용산구) 사고대책본부가 현장에 나가 있는 상황이라 순찰이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 수사 중인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말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참사 당일 당직 일지도 허술하게 작성됐다. 당직자는 10월 30일 오전 3시 처음으로 ‘압사 사고 부상자·사망자 명단 요청’ 민원이 들어온 뒤 총 8건의 참사 관련 민원이 들어왔지만 ‘알 수 없음 답변함’이라고 적었다. 이전까지 민원 내용은 불법 주정차 등이며 대부분 ‘이상 무’ 혹은 ‘조치 완료’로 표기됐다.

용 의원은 “용산구청은 이태원 참사 직후 당직사령을 포함한 당직자 3명만 현장에 나갔고 상황실에서 연락이 온 바도 없어 추가 현장 인원이 얼마나 배치됐는지조차 모른다고 답변했다”며 “10월 29일 당직실 민원 접수에도 해당 내역은 전혀 없고 참사 이후 실종자를 접수하는 문의에는 세 차례나 ‘알 수 없다’고 답변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용 의원은 “당직 일지에 따르면 용산구 종합상황실 번호는 안전재난과, 당직실 번호로 확인됐다”며 “용산구청은 참사 직후 상황실을 수립했다고 주장해왔는데 실제는 안전재난과에서 당직 근무를 하지 않았고 당직실의 경우 상황실에서 연락 받은 사항이 전무해 사실상 ‘용산구청 상황실’은 수립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신원 기자·이건율 기자·김남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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