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김태기의 인사이트] '대선 전초전' 이후 미국 변화 주시해야

김태기 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전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

트럼프 오는 15일 재도전 선언 유력

벌써부터 차기 대권주자 경쟁 치열

양당 유력 후보 정책·인맥 미리 파악

한국입장 전달하는 적극적 외교 필요





미국의 중간선거가 어느 때보다 세계 각국의 관심을 끌었다. 글로벌 경제와 안보 위기의 우려가 크고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의 처방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가 급등과 이에 따른 고금리로 야기된 글로벌 경제위기는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와 중국의 희소 자원 무기화에서 시작됐다. 글로벌 안보 위기도 북한·중국·러시아의 미국에 대한 적대적 관계에서 비롯됐다. 지금 시진핑 국가주석 1인·영구 집권 체제를 굳힌 중국은 대만 통일에 무력 사용을 공언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할 처지에 놓인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을 거론하며, 북한은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까지 겨냥해 핵과 미사일로 위협하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승리가 유력해 보이는 미국의 공화당은 민주당에 비해 소득분배보다 경제성장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많다. 또 자유와 인권 등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국제 연대보다 미국의 독자 노선을 중시하고 국제분쟁도 현실주의에 입각해 해결하는 성향을 보인다. 양당의 차이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나타났다. 한국전쟁에 즉각적인 참전 결정을 내린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고 휴전을 이끈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으로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요구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벼랑 끝 전술도 수용했다.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민주당, 전쟁을 마무리 지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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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승리에 기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기밀문서 불법 반입과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으로 물의를 빚었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감이 크기 때문에 후보가 될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상하원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는 전통적인 공화당과 달리 세율 인하와 규제 완화에다 재정 확대, 저금리, 관세 부과로 정책을 뒤섞는 등 포퓰리즘 성향이라 경제는 성장시켰지만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남겼다. 안보도 비즈니스처럼 다뤄 유럽 등 다른 나라와 마찰이 컸다. 미군의 해외 주둔 대가로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했고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으로 북한 핵을 해결한다고 나서면서 참모들과 불화를 빚었다.

한국이 염두에 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안보 정책도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다.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법인세 강화 등은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전기차 기업 등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한 ‘한미 경제·기술 동맹’은 후퇴할 수 있다. 공화당은 이미 미국 안보 정책의 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사안에 따라 중국과 협력하며 사우디아라비아 등과도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우크라이나 복구 사업 참여 등으로 한국 경제에 일부 유리하지만 한국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흔들리는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미국은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 간, 그리고 각 당내의 충돌이 커질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열성 지지자를 등에 업고 당내 경쟁자를 견제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당내 도전까지 받으면서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 양당의 대선 후보는 두 사람이 아니라 신인이 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한국은 미국의 정세 변화를 보다 예의 주시해야 한다. 민주당과 공화당 유력 후보의 정책이 글로벌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민간 차원에서 이들과의 접촉을 늘려 한국의 입장을 전달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무명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대미 관계가 악화되고 경제와 안보가 모두 위험해진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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