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상금 랭킹 1위를 달리는 ‘영건’ 김민규(21)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3억 원) 첫날 맹타를 휘두르며 상금왕과 제네시스 대상(MVP)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시동을 걸었다.
김민규는 10일 경기 파주의 서원밸리CC(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6개로 8언더파 64타를 쳤다. 9언더파 63타의 코스 레코드 타이로 단독 선두에 오른 교포 선수 한승수(36·미국)에 1타 뒤진 공동 2위다.
김민규는 8월 교통사고로 오른쪽 손목을 다치기 전까지 이번 시즌 11개 대회에 출전해 6월 한국오픈 우승을 포함해 톱 10에 여섯 차례 들며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 순위 1위를 질주했다. 하지만 부상 여파로 6개 대회에 불참하고 한 차례 기권하는 사이 대상 포인트 랭킹에서 7위로 밀려났다. 지난주 사실상의 복귀전이었던 골프존·도레이 오픈에서는 공동 52위를 기록했다.
이날은 그동안의 공백에 한풀이를 하듯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펑펑 날렸고 그린 적중률 94.44%(17/18)의 송곳 아이언 샷까지 뽐냈다. 3번 홀(파5)이 압권이었다. 티샷으로 308야드를 날린 뒤 266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핀 3m에 붙여 이글을 낚았다. 경기 후 김민규는 “대상 포인트와 상금 순위에서 1위를 하고 있다가 쉬는 동안 격차가 줄어들고 역전까지 당하니 씁쓸하기도 하고 기분도 좋지 않았다”면서 “상금왕 경쟁을 신경 쓰기보다는 대회에 더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다른 상위 랭커들의 성적에 따라 역전 대상이 가능하다.
제네시스 포인트 1~3위 간 같은 조 대결에서는 2위 김영수(33)가 가장 돋보였다.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우승을 거둔 김영수는 8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다. 포인트 1위 서요섭(26)은 4언더파 공동 16위, 3위 함정우(28)는 2언더파 공동 35위다.
황도연과 황재민이 7언더파 공동 5위, 양지호와 신상훈·이준석이 6언더파로 공동 7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최종일 9언더파로 코스 레코드를 작성하며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 김비오는 7번 홀(파5) 벙커에서 터뜨린 그림 같은 샷 이글 등으로 4언더파를 쳐 공동 16위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