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멜라니아 변호했던 무사르, 슬로베니아 첫 여성 대통령

좌파정부 지지 받아 우파후보 꺾고 결선 승리

언론인·변호사 출신…조세피난처 투자 의혹도

13일(현지 시간) 슬로베니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나타샤 피르츠무사르(가운데) 무소속 후보가 수도 류블랴나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13일(현지 시간) 슬로베니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나타샤 피르츠무사르(가운데) 무소속 후보가 수도 류블랴나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슬로베니아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 전직 언론인이자 변호사인 나타샤 피르츠무사르(54)가 결선투표에서 과반의 지지를 받으면서다. 피르츠무사르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법률 대리한 이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슬로베니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무소속의 피르츠무사르는 53.8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개표가 99% 완료된 가운데 경쟁자인 전직 외무장관이자 슬로베니아민주당 소속 안제 로가르(46)가 46.14%를 득표한 것을 감안하면 당선이 확실시된다. 투표율은 49.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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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르츠무사르 당선인은 당선 연설에서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헌법상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또 “슬로베니아는 유럽연합(EU)의 가치와 EU의 민주적 가치를 믿는 대통령을 선출했다”고도 강조했다.

피르츠무사르 당선인은 전임인 보루트 파호르 대통령과는 다르게 국내 정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피르츠무사르는 9월 말 입후보 당시 “나는 목소리를 내야 할 때 침묵한 적이 없다”며 “특히 야네스 얀샤 총리가 집권한 후 우리 눈앞에서 법치가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에 목소리를 높였다”고 말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슬로베니아에서는 대통령이 직선으로 선출되기는 하지만 명예직에 가깝다. 임기는 5년으로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

현 진보·좌파 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는 피르츠무사르 당선인은 전직 언론인·법조인·행정가로, 기자로 활동하다가 슬로베니아의 주요 뉴스 프로그램 앵커를 맡았다. 2004~2014년 초대 공공정보접근위원회 위워장을 지낸 후 법무법인을 차렸다. 2016년 멜라니아 여사를 대리해 멜라니아 여사의 이름과 사진을 광고에 도용한 슬로베니아 신문과 기업들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 피르츠무사르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에 남편이 조세피난처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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