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영식 신부 "이태원 희생자 호명 기도가 패륜? 백번 천번도"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영식 대표신부가 14일 이태원 참사 추모 미사에서 희생자 155명의 이름을 호명하고 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유튜브 캡처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영식 대표신부가 14일 이태원 참사 추모 미사에서 희생자 155명의 이름을 호명하고 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유튜브 캡처




14일 이태원 참사 추모 미사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영식 대표신부가 "(희생자)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는 것이 패륜이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패륜하는 기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신부는 15일 전파를 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가톨릭 교회에서는 모든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연도'(煉禱·연옥에 있는 영혼을 위한 기도)가 있다"며 "살아 있는 사람들이 성인들의 이름을 또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한 번씩 부르면서 드리는 호칭 기도다. 10?29 참사(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사람들의 영혼도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라고 한 분 한 분 이름을 정성껏 불렀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김 신부는 추모 미사를 연 이유을 두고는 "각자가 살아온 서사가 다 다른데 왜 일률적인 애도와 추모를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웃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 연민을 가지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힘내시라고, 마음껏 애도하시라고 추모 인사드리면서 하나님께 인사드린 것"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방송 진행자 김어준씨는 앞서 진보 매체 '더 탐사'와 '민들레'가 유족의 동의 없이 희생자 명단을 공개해 논란이 일었던 것과 관련, 김 신부에게 "부담은 없었나"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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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 신부는 "부담은 전혀 없었다"면서 "가능하면 모든 사람들이 마음껏 슬퍼하고 마음껏 서로 토닥여 주면서 정부도, 시민도, 희생자도, 유가족도 다 함께 내일로 걸어가는 그런 시대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닥쳐오게 될 여러 가지 부담이나 이런 것들은 그런 희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답했다.

김 신부는 또한 추모 미사를 계속할지 여부에 대해선 "다음 주에 정의구현사제단 월 모임이 예정돼 있다"며 "이 자리에서 향후 추모 미사를 계속 드릴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신부는 "앞으로 미사를 계속 드리게 된다면, 그만큼 정부나 여당이 계속해서 강제된 침묵 속에 애도를 하도록 만드는 거 아니냐. 또 원인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책임자 처벌을 꼬리 자르게 하겠다는 그런 이야기 아니냐"면서 "추모 미사의 책임은, 올바른 애도에 대한 여러 가지 움직임들에 대한 책임은 정부나 여당에게 있다는 걸 말해 주고 싶다"고도 했다.

앞서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전날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용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를 열었다.

사제단은 추모 미사 뒷부분에 발표한 성명에서 "예견된 재난을 대비하지도 않았으며 참극 직전의 상황을 호소했지만 혈세로 호의호식하는 벼슬아치들은 무슨 일인지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비판의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신부는 이 자리에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함성이 각계각층으로부터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면서 "국정 전반에서 나라를 위기로, 온 국민을 궁지로 빠뜨리고 있는 잘못 때문이겠지만 사제들은 한사코 사람의 사람다움을 부정하려 드는 그의 목석같은 무정과 비정을 가장 무거운 죄로 여긴다"고 했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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