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르테미스, 발사 90분뒤 '전이궤도' 진입…'유인 달 탐사' 대장정 門 열다

■ '아르테미스 1호' 4전 5기 끝 발사

수소 누출로 한때 연료투입 중단

발사시간 44분 지연됐지만 성공

센서 장착 마네킹 3개로 자료수집

26일간 지구밖 45만㎞까지 비행

2025년 여성·유색인 남극 착륙 목표

韓도 다누리 통해 프로젝트 참여 중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첫 로켓이 네 차례의 연기 끝에 16일 오전 1시 48분(현지 시각)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우주발사시스템(SLS)과 마네킹 3개를 실은 우주선 ‘오리온’으로 구성된 아르테미스 1호는 약 26일간 달 궤도를 비행할 예정이다. 로이터연합뉴스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첫 로켓이 네 차례의 연기 끝에 16일 오전 1시 48분(현지 시각)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우주발사시스템(SLS)과 마네킹 3개를 실은 우주선 ‘오리온’으로 구성된 아르테미스 1호는 약 26일간 달 궤도를 비행할 예정이다. 로이터연합뉴스






16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 발사를 구경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발사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16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 발사를 구경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발사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류가 달에 발을 내디딘 지 50여 년 만에 다시 달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르테미스Ⅰ 미션을 수행할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이 16일 오후 3시 47분(이하 한국 시각) 달을 향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날 나사와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39B 발사장에서 SLS가 발사됐다. 이로써 아르테미스1 프로젝트는 ‘4전 5기’ 끝에 첫 관문을 통과했다. 나사는 올 8월 29일과 9월 3일 발사를 시도했지만 각각 로켓엔진의 온도 센서 결함과 수소연료 누출 등으로 중단했으며 이후에도 허리케인으로 일정이 두 번 조정됐다. 이날도 약 75만 갤런(284만 ℓ)의 초저온 액화수소와 산소를 연료탱크에 채우는 과정에서 수소 누출이 확인돼 한때 중단 위기를 맞았으나 결국 발사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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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S는 발사 2분 만에 양 옆의 고체 로켓 부스터를 시작으로 우주선을 감싼 페어링과 비상 탈출 시스템, 1단 로켓 본체인 ‘코어 스테이지’ 등을 차례대로 분리하며 지구 저궤도로 상승했다. SLS는 높이 약 98m, 무게 약 2600톤에 달하는 현존하는 인류 최고의 추진체다. 발사 약 90분 뒤에는 상단로켓(ICPS)이 지구 중력 밖 ‘달전이궤도’에 진입해 오리온 캡슐을 달로 가는 궤도에 올려놓았다. 오리온 캡슐은 사람 4명을 태울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이번 발사에서는 사람 대신 뼈와 장기·연조직 등 인체 조직과 같은 물질로 만들어진 3개의 마네킹만 태웠다. 오리온은 앞으로 달 너머 6만 4000㎞까지 더 나아가는 ‘원거리역행궤도’를 비행한 뒤 다음 달 11일 샌디에이고 연안의 태평양에 입수하는 것으로 임무를 마치게 된다. 총 25일 11시간 36분, 130만 마일(약 200만 ㎞)의 비행이다. 오리온이 무사히 귀환한다면 지구에서 약 45만 ㎞ 떨어진 곳까지 나아간 것이 돼 인류가 개발한 유인 설계 우주선 중 지구에서 가장 멀리 비행하는 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이번 발사는 3단계에 걸친 나사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시작이다. 아르테미스Ⅰ의 목표는 우주비행사가 달에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우주비행사 대신 탑승한 마네킹과 각종 센서 등을 통해 수집된 자료는 2024년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진행될 아르테미스Ⅱ 비행에 활용된다. 이후 아르테미스Ⅲ는 이르면 2025년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 남극에 착륙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르테미스Ⅲ가 성공하면 매년 한 차례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 달 상주와 달 주변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 건설을 추진한다. 궁극적으로는 달 자원을 개발하고 화성 유인 탐사의 전진 기지로 활용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태양신 아폴로의 쌍둥이 남매다. 이번 프로젝트명을 아르테미스로 지음으로써 반세기 전 달 탐사 프로그램 ‘아폴로’의 뒤를 잇는다는 점을 나타냈다.

사실 미국은 50여 년 전인 1969년부터 1972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유인 달 탐사를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때는 미국과 소련이 누가 먼저 달에 착륙하는지를 경쟁하는 ‘속도전’의 시대였다. 이번에는 달 남극을 중심으로 기지를 건설하고 화성과 그 너머로 가기 위한 우주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우주개발이라는 원대한 프로젝트인 만큼 당연히 막대한 돈이 들 수밖에 없어 역대 미국 정권은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 없는 이 사업에 크게 지원을 하지 않았다. 달 탐사를 재개하는 데 50여 년의 세월이 걸린 이유다.

실제 이번 SLS-오리온의 설계·제작·시험 등에 총 370억 달러(약 49조 원)가 들었으며 아르테미스 전체 프로젝트에는 2025년까지 총 930억 달러(약 123조 원)가 소요될 것으로 나사는 추정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나사의 우주 비행 프로그램 방향이 크게 바뀌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미국의 우주 비행 프로그램은 우주왕복선, 우주정거장 등 저궤도 탐사에 치중했는데 이제는 본격적으로 우주를 개척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의미다. 나사는 장기적으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화성 탐사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달 착륙에 성공한 뒤 인류가 달에 장기 체류할 수 있는 기반을 세우고 이후 우주인을 화성에까지 보내겠다는 것이다.

한국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2020년 10월 미국 주도로 체결된 아르테미스 약정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영국·호주·캐나다·이탈리아·룩셈부르크·아랍에미리트(UAE) 등 총 2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9월 5일 미국에서 발사된 한국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에 나사가 개발한 ‘섀도캠’이 장착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이 장비는 아르테미스Ⅲ가 내릴 달 남극과 북극의 영구 음영 지역을 초정밀 촬영해 얼음 등 다양한 물질의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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