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불러드는 왜 7% 금리폭탄을 던졌나…①시장 기꺾기②내부 의견분열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매파 발언에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0.35%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31%, 0.02% 떨어졌는데요.

불러드 총재는 “정책금리가 아직 충분히 제한적이지 않다”며 보수적으로 잡으면 기준금리가 7%가 돼야 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혀 시장에 타격을 줬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이날 한때 연 3.80%를 넘기도 했는데요.

영국 정부가 이날 증세와 지출삭감으로 550억 파운드 상당의 재원을 조달하는 5년 중기 재정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영국이 이미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다고도 밝혔는데요. 다만, 영국 국채금리는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날 공화당이 하원 218석을 차지해 과반을 넘겼는데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됐습니다.

월가에서는 계속 최종금리와 경기침체 가능성이 화두인데요. 오늘은 시장에 영향을 준 불러드 총재의 언급과 금리, 증시 전망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불러드 “최저 금리수준 5.00~5.25% 최상단 7% 이상 시사”…“시장 과도한 기대 꺾을 필요 실제로는 6% 수준 기대 분석도”


먼저 불러드 총재 관련 내용부터 보죠. 이날 불러드 총재는 켄터키 주 루이스빌에서 ‘제한적인 구역으로 들어가기(Getting into the Zone)’라는 이름의 발표를 했습니다.

제한적인 구역이란 금리가 경기를 둔화시키는 수준이라고 보면 될 텐데요. 불러드는 “정책금리의 충분히 제한적인(sufficiently restrictive) 수준에 관해 얘기하려고 한다”며 “심지어 더 비둘기파적인 가정에서도 정책금리는 아직 그 영역에 들어가 있지 않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 3.75~4.00%인데요.

충분히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건 제롬 파월 의장이 말했던 겁니다. 불러드 총재는 파워포인트(PPT) 자료에서 하나의 차트를 제시했는데요. 기본적으로 테일러 준칙을 활용한 건데, 이를 보면 더 비둘기파적으로 추정했을 때 제한적 금리의 하단이 5% 수준으로 나옵니다.

문제는 상단이 7%를 넘습니다. 불러드는 이 범위 안에 있으면 충분히 제한적인 정책금리라고 설명하는데요.

이는 기준금리가 아무리 못해도 최소 5.00~5.25%는 돼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불러드 총재는 “과거에 나는 (원하는 금리수준이) 4.75~5.00%였는데 오늘 이 분석에 따르면 5.00~5.25%라고 할 수 있다”며 “그것은 최소한의 수준이며 이 정도(5.00~5.25%)까지 금리를 올리면 우리는 제한적인 구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시장의 관심은 7% 부분에 쏠렸죠. 울프리서치는 불러드의 기본 시나리오가 6%일 것이라고 봤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는 “불러드의 발표는 5%가 하한선 역할을 할 수 있고 상한선은 7%에 더 가까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총재의 PPT. 세인트루이스 연은제임스 불러드 총재의 PPT. 세인트루이스 연은


중요한 것은 실제로 기준금리가 7% 가까이 오를 수 있느냐는 점이죠.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론상으로 불가능은 없지만 본인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7%를 얘기한 건 아닐 것이고 갑자기 금융시장이 완화하니까 기를 한 번 꺾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앞서 연준 내 다른 멤버들이 완화 쪽 얘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균형을 잡으려고 하는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는데요.

속도조절이 나올 가능성이 지배적인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이 앞서 나갈까 단도리를 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어제는 하락했지만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이후 증시가 크게 올랐고 최근 모기지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있죠.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고정대출 금리가 6.61%로 전주보다 0.47%포인트(p)나 내렸는데요.

이날 오후1시 현재 CME 페드워치를 보면 내년 5월 기준금리 전망치 5.00~5.25% 확률이 40.3%로 1위입니다. 하루 전만 해도 4.75~5.00%가 42%로 더 많았는데 불러드 발언 뒤 이게 뒤집어졌는데요. 12월(0.5%p)과 2~3월에 0.25%p씩 한 다음, 5월에 한 번 더 0.25%p를 하면 나올 수 있는 수치입니다. 다시 한번 5% 이상으로 눈금이 움직이는 모양새인데요.

이날 나온 노동지표도 고용시장이 견고함을 재차 확인해줬습니다.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2만2000건으로 전주보다 4000건 감소했습니다. 월가 전망치 22만8000개보다도 낮았는데요. 변동성이 덜한 4주 이동평균은 22만1000건으로 1주 전보다 2000건 늘었지만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불러드 같은 건 아닌데요. 베리 스턴리히트 스타우드 캐피털 그룹 회장은 계속되는 연준의 긴축에 대해 “그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명백히 자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당장 (기업과 경제에)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신 기업들은 경기침체와 소비둔화를 우려해 내년도 씀씀이를 줄일 것이다. 그것은 기업들에 또다른 압박을 더할 것이고 주식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메이시스는 고소득층 소비에 매출↑ 콜스는 중산층 소비둔화에 뚝”…“LA 외곽 대기 컨테이너선 6척 불과 공급문제 해소에 가격하락 기대”


이는 연준도 마찬가지인데요. 좀 더 정확히는 연준 내에서도 위원들 간에 본격적으로 의견이 갈리는 듯합니다. 앞서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4.75~5.25%를 제시했었죠. 할 일이 더 있다고 말한 라엘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비둘기파적인 요소를 꽤 언급하기도 했구요.

반대로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금융 리스크가 연준의 금리결정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며 금리인상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죠. 월가의 또다른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금리를 더 올린다는 것은 합의된 사항(컨센서스)이지만 얼마나 하느냐가 관건이다. 서로 의견이 달라질 변곡점에 와 있는 것 같다”고 봤습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올려야 하는지는 안 정해졌다(open question)”라고 했죠.

정치권도 비슷한데요. 중간선거에서 인플레이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한 공화당이 연준의 정책실수를 지적하고 지속적인 긴축을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는 거죠. 블룸버그통신은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하면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를 이끌 예정인 공화당 패트릭 멕헨리 의원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통제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더 높은 차입비용이 일자리에 타격을 주고 잠재적으로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기준금리는 데이터, 즉 인플레이션과 소비(고용)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날 나온 소매업체들의 실적은 엇갈렸습니다. 백화점 메이시스의 경우 매출이 52억3000만 달러로 전망치(52억 달러)를 넘었는데요. 주당순이익(EPS) 52센트도 예상(19센트)을 뛰어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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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노동부지난 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노동부


하지만 콜스(Kohl's)의 상황은 달랐습니다. 분기 매출이 7% 감소한 42억8000만 달러에 그쳤는데요. 특히 변동성이 큰 소매업황과 거시경제 변수에 연간 실적 전망치를 철회하고 연휴 시즌에 대한 가이던스도 내놓지 않기로 했습니다. 콜스는 “인플레이션 탓에 고객들이 점포를 덜 방문하고 덜 소비하고 더 싼 브랜드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사실 두 회사는 주요 고객군에 차이가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메이시스는 고급 의류와 뷰티 용품의 견고한 수요 덕분에 연간 이익 전망치를 높일 수 있었지만 콜스는 인플레이션이 저소득층의 지갑을 쥐어짜면서 전망치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는데요.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에 대한 여파를 저소득층이 먼저 받습니다. 불황에도 명품소비는 꾸준할 수 있고 소비자들이 식료품보다는 공산품을 먼저 줄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타깃과 콜스가 비슷하게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실제 소비 흐름을 조금 더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 있을텐데요. 3분기 메이시스의 재고 증가율이 4%인 반면 콜스는 34%에 달합니다. 제인 할리&어소시에이츠의 애널리스트 제시카 라미레즈는 “콜의 고객이 메이시스 고객군보다 인플레이션에 훨씬 더 많은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공급망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건데요. 스티브 파시에리브 장난감 제조그룹 협회장은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다. 공급망 측면에서 보면 지난해와 정반대”라고 했습니다.

남캘리포니아 마린 익스체인지(Marine Exchange of Southern California)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외곽에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이 6척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지난 1월 최고치인 109척에서 크게 감소한 건데요. KPMG가 지난 8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매업체 임원 100여명 가운데 11%만 연휴시즌 판매제품 부족을 걱정했다고 합니다. 지난해에는 무려 80%였는데요. 물류 개선과 수요둔화는 가격하락을 의미합니다. 재고 문제도 올해는 덜할 것이라는 뜻이죠.

다만, 추수감사절 기간 동안 먹을거리에 쓰는 돈은 더 늘어날 듯한데요. 미 농업 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추수감사절 준비비용이 지난해보다 20% 증가해 1986년 조사 이후 최대치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증시, 콜 옵션 대비 풋옵션 비율 역대 최대”…BofA, “경기침체 가격에 다 반영 안 됐다”


이제 증시 관련 내용을 보죠. 마이크 산톨리 CNBC 선임 시장 코멘테이터는 “이날 장중 상승 시도는 금요일(18일)의 옵션 만기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11월의 옵션 만기는 약 75% 정도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암호화폐 시장 붕괴는 시장에 큰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는데요.

옵션 관련해서는 개별 주식의 콜 옵션(call option) 대비 풋 옵션(put option) 비율이 1.46으로 약 일주일 전의 최고기록 1.3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이는 콜 옵션보다 풋 옵션이 많다는 뜻인데요. 풋 옵션은 정해진 날짜에 특정 가격으로 주식을 팔 권리를 주는 겁니다. 주식이 더 급격하게 하락할 때 쓸 수 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반적으로 콜 옵션에 비해 풋 옵션이 많다는 것은 거래자들 사이의 심리상태가 약세(bearish)라는 점을 시사한다”면서도 “이것 자체가 실제 시장 하락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마이크 산톨리의 말대로 암호화폐는 아직 증시까지는 아니지만 암호화폐 산업 내에서 문제가 확산하고 있죠. 이날 FTX의 새 CEO인 존 레이 3세가 “이런 완전한 실패를 본 적이 없다”며 기존 FTX 임원진을 맹비난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재무자료가 전혀 없고 감사인력, 사이버 보안, 회계팀 인력이 부족하고 바하마에 있는 직원들의 호화로운 생활을 위해 거액을 지출했다는 건데요. 세기의 분식회계로 문을 닫은 엔론을 처리했던 사람의 입에서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면 정말 심각한 것 같습니다.

상황에 따라 투자자들의 손실이 최대 80억 달러(약 10조8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데요. 한 마디로 엉터리라는 얘기입니다. 세계 3위 업체가 이러다보니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다른 거래소는 괜찮겠느냐는 의심이 충분히 생길만 하죠. 암호화폐 대출업체 제네시스가 투자자들에게 10억 달러 규모의 긴급대출을 구하고 다니고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파산 뒤 드러난 FTX의 경영 문제점을 알리는 기사. CNBC 화면캡처파산 뒤 드러난 FTX의 경영 문제점을 알리는 기사. CNBC 화면캡처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는 이날 CNBC에 “나는 샘 뱅크먼-프리드가 모두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 1주일 전까지 그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몰랐다”며 “(우리는) 평소와 같이 사업을 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고통이 많겠지만 장기적으로 암호화폐 산업을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더 두고 봐야 할 듯합니다.

추가로 이날도 증시에 침체 가능성이 다 반영되지 않았다는 걱정이 나왔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근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연준이 약간 더 큰 경기침체로 미국 경제를 몰아넣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CNBC는 “글로벌 증시랠리가 곧 경기침체라는 현실을 맞이할 것”이라고 했죠.

주택시장은 침체라는 말이 많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10월 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보다 4.2% 감소한 143만 건(연환산 기준)이라고 밝혔는데요. 지난달 착공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9% 급감했지만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망치(141만 건)보다는 많았습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독주택 착공 건수는 85만5000 건으로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는데요. 향후 주택시장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신규주택 허가 건수는 153만 건으로 전월보다 2.4%, 전년보다 10% 각각 감소했습니다. 오크트리 캐피털의 하워드 막스 공동 창업자는 “경기침체가 다가오면서 대규모 기업매수 기회를 보고 있다”며 “자산을 싸게 사고 안정성을 갖춘 높은 금리의 대출자가 될 수 있는 시기가 오고 있다”고 했는데요.

전반적으로 우울한 얘기가 많은 것 같은데 옵션스플레이의 디렉터 제시카 인스킵은 차트 분석을 통해 지금의 랠리가 다음 달 중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리스크와 그에 따른 기대수익을 꼼꼼히 따져볼 때입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섬머타임 종료로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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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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