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허은아 "장경태, '빈곤 포르노' 가르치려 드는 꼰대"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 찾은 김건희 여사./연합뉴스선천성 심장질환 환아 찾은 김건희 여사./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순방 행보를 ‘빈곤 포르노’라고 표현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에 대해 “사전에 나오는 학술적 용어”라고 설명한 가운데,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장 의원이 ‘국민을 가르치려 드는 꼰대’라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18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 의원이 ‘포르노만 알고 빈곤 포르노는 모르는 국민의힘은 공부해라’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장경태 의원은 예전에는 안 그러셨던 것 같은데 점점 더 권위적으로 변하고 계신 것 같다. (그걸 보면) ‘꼰대라는 얘기는 나이로 하는 것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으며 이 같이 말했다.

장 의원을 ‘꼰대’라고 느낀 이유에 대해서는 “뭔가 자꾸 가르치시려고 한다”라며 “(장 의원이) 빈곤 포르노라는 단어를 모르고 그렇게 했겠나. 의도에 대해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장 의원이) 요즘 들어 하시는 말씀은 늘 ‘기승전 김건희 여사’다. 어떻게든 (김 여사를) 폄훼하고 문제점들을 지적하려고 하시는데, 그 부분이 사전적 의미를 넘어서 또 다른 비하의 표현으로 들렸다는 건 아마 일반 청취자분들도 이해하시지 않을까 싶다”며 장 의원이 정치적 의도로 ‘빈곤 포르노’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허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 불쾌했다면 유감표명을 고려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 사과요구에는 절대 응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장 의원을 겨냥, “제3자나 당사자(김 여사)나 이런 말 하지 마시라. 사전적 의미는 다르다며 빠져나가려 하지 말고, 국민들이 그 발언을 어떻게 들었을지 곰곰이 판단해 국민들한테 오해를 끼쳐드렸다면 사과하는 게 먼저”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빈곤 포르노’는 빈곤에 대한 근원적 성찰 없이 캠페인이나 미디어에서 피구호자의 처참한 모습을 전시해 동정심을 불러일으켜 모금, 지지 등을 유도하기 위한 사진·영상물을 말한다.

‘에드 시런이 거리에 사는 소년을 만나다’는 제목의 4분 50초짜리 영상은 리베리아 몬로비아의 슬럼가를 방문한 영국 유명 가수 에드 시런이 아이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장면들로 채워졌다. 유튜브 캡처‘에드 시런이 거리에 사는 소년을 만나다’는 제목의 4분 50초짜리 영상은 리베리아 몬로비아의 슬럼가를 방문한 영국 유명 가수 에드 시런이 아이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장면들로 채워졌다. 유튜브 캡처



일례로 영국 유명 가수 에드 시런은 한 단체로부터 2017년 ‘가장 불쾌한 자선 캠페인상’을 받았다. 이 상은 피구호자를 수동적이고 불쌍한 존재로 묘사한 자선 영상을 만든 유명인사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영국 배우 톰 하디와 에디 레드메인도 수상자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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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시런이 거리에 사는 소년을 만나다’는 제목의 4분 50초짜리 영상은 리베리아 몬로비아의 슬럼가를 방문한 에드 시런이 아이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장면들로 채워졌다. 영상 말미 그는 “아이들을 차에 태워서 도시 어디론가 데려간 후 그들이 안정될 때까지 호텔에 머물게 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라이베리아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다.

뉴욕타임스(NYT)는 “시런은 영상 가운데에 아이들 대신 자신을 두었고, 아이들이 스스로 발언하는 것을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며 “이 영상에서 리베리아의 역사적 또는 현재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맥락은 없었다”고 짚었다.

이 영상이 문제가 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는 자신을 전형적인 ‘백인 구세주’로 만들어 최악의 스테레오타입을 영구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NYT는 “에드 시런의 영상에 대한 (빈곤 포르노 등의) 반응은 과장됐을 뿐 아니라 리베리아 아이들을 도우려는 사람들에게 해롭다”고 설명했다.

이어 “냉소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이 영상을 보고 몬로비아 빈민가의 심각한 문제들과 이곳에 사는 아이들을 떠올리게 됐을 것”이라며 “이 영상의 핵심은 기금 마련을 위해 관심을 끄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이 영상은 성공적이었다”고 평했다.

반면 CNN은 ‘빈곤 포르노의 위험성(The dangers of poverty porn)’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2014년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의 ‘빈곤 포르노’ 논란을 다뤘다. CNN은 피구호자의 가장 취약한 순간을 드러내는 영상들이 당사자 동의 없이 촬영되는 경우가 있는 등 작위적이며 ‘모든 아프리카인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편견을 강화한다는 점을 짚었다.

뉴욕타임스에서 활동 후 은퇴한 사진가 체스터 히긴즈 주니어는 “감정에 호소하는 자선단체나 NGO에 돈을 기부하지 말고, 대신 그들이 어떤 좋은 일을 하고 있는지 측정할 지표를 요구해야 한다”고 CNN에 전했다. 그는 자선 단체 등이 구호활동 지역에 기반시설을 짓고 있는지, 피구호자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는지, 단체의 감사결과를 제공하는지 등이 그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미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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