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재테크

"풀대출 받았는데 1억 날렸다"…비트코인 '투자말라' [코주부]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가 결국 파산 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가 FTX 인수 철회를 발표한 지 하루 만입니다. FTX 유동성 위기에 바닥을 기던 암호화폐 가격은 붕괴 우려가 현실화하자 다시 한 번 폭락했습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은 2년 만에 1만60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고, 다른 암호화폐들도 추풍낙엽. 현재로선 충격 여파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일각에선 올 여름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든 루나·테라 사태보다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바이낸스가 FTX 인수를 철회한 배경과 파장 등을 최대한 쉽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대차대조표 유출에…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9일만에 파산위기




일단 FTX 유동성 위기가 어떻게 촉발됐는지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자세한 내용은 타임라인 참고??) 1.샘 뱅크먼 프리드 FTX CEO가 지난 2017년 설립한 암호화폐 투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차대조표 유출→2.FTX 재무 건전성 취약하다는 점 드러남. FTT 토큰은 FTX가 발행하고 알라메다가 사주는 방식이어서 현금화 쉽지 않음. → 3.자오창펑, 뱅크런(고객이 암호화폐 한꺼번에 인출) 우려에 보유하고 있는 FTT 토큰 FTX서 바이낸스로 옮김→FTT 하락 우려에 프리드, 자오창펑에 FTT 개당 22달러에 사겠다고 제안→4.자오창펑, 제안 거절 후 매도 의사 밝혀→FTT 폭락, FTX 유동성 위기에 뱅크런 사태→5.프리드, 자오창펑에 도움 요청→자오창펑, 인수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4시간 만에 인수 철회.

이번 사태로 5위(9일 거래량 기준)로 순위가 내려가긴 했지만, FTX는 한때 2위 암호화폐 거래소였습니다. 자오창펑 입장에선 탐 낼 만합니다. 시장 지배력을 더 확고히 할 수 있고, 프리드가 구축한 미 정재계 인맥도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FTX가 고객 자금을 제대로 관리 못했고, 미 규제기관이 FTX를 조사한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인수를 포기했습니다. 마지막 구원자라 믿었던 바이낸스마저 손을 놓자 FTX는 11일 미국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챕터 11은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합니다. 인수자만 찾으면 회생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이낸스가 인수 철회를 밝히면서 FTX가 자신을 구해줄 백기사를 찾을 가능성이 확 줄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미 인출 규모가 60억 달러에 이르며, 뱅크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0억 달러의 추가 자금이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 부채만 최대 66조 원에 이릅니다. 지난 2일 재무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불과 9일 만에 FTX가 파산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FTX 이렇게 쉽게 무너진 이유는?




FTX는 2019년 설립 이후 3년 만에 글로벌(시장점유율 24%, 기업가치 320억 달러) 암호화폐 거래소로 성장했습니다. 이랬던 기업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까?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FTX와 FTT 레버리지 구조를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1.FTX거래소는 FTT 토큰을 찍어서 모회사인 알라메다로 대출해줌 → 2.알라메다는 FTX거래소로부터 대출받은 FTT 토큰을 통해 달러 담보 대출 받음 →3.대출받은 달러를 다시 FTX거래소로 입금시켜 입금된 달러로 FTT 토큰을 다시 매수 → 4.그 결과, FTT 토큰 가격이 오름 → 5.알라메다 대차대조표에 FTT 상승분을 수익으로 표기해 투자자들한테 투자금 받음. 이런 식의 투자를 반복하면서 회사를 키운 겁니다. 언젠가는 터질 폭탄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장 충격 루나·테라 사태 뛰어넘을 수도




시장에서는 FTX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미 FTX의 붕괴 여파가 암호화폐 대부업계로까지 확산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대출업계 큰 손인 제네시스 트레이딩은 신규 대출 및 환매를 일시 중단했고, FTX로부터 한때 자금 지원을 받았던 암호화폐 대부업체 블록파이도 유동성 위기에 고객의 자금 인출을 중단했습니다. 이밖에 FTX가 인수를 발표했던 암호화폐 중개·대부업체 보이저 디지털도 다른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FTX 사태가 지난 여름 테라·루나 사태보다 더 큰 영향을 시장에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2008년 전 세계에 충격을 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사태에 빗대 FTX 붕괴가 ‘리먼 모멘트’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는? 1.일단 워낙 덩치가 큰 거래소이다 보니 이해당사자가 많습니다. (소프트뱅크,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VC) 세콰이어,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 등 기관투자자+FTX의 지원사격을 받은 암호화폐 솔라나와 FTT를 산 국내외 투자자 등). 2.다른 거래소 역시 FTX와 비슷한 유동성 문제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2개 문제로 촉발된 테라·루나 사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급력이 클 수 있다는 분석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시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이 어느 정도인지 전문가들의 의견 보시죠.

전문가들 생각은?


▲일란 솔랏 파생금융상품 업체 마렉스솔루션 디지털자산 책임자 “시장은 이제 완전한 공포 상황에 놓였다”

▲예샤 야다브 전 세계은행 법률 고문 “FTX 파산 단계에 이르면 실존적 파멸의 느낌을 조성할 수 있다”

긴축에 규제 강화까지...암호화폐 투자 신중해야


현재로선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 지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 사태로 안 그래도 추운 암호화폐 겨울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각국이 이번 일을 계기로 암호화폐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에 이어 악재가 하나 더 추가되는 셈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비트코인 가격이 1만3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업체 ‘쟁글’의 장경필 분석팀장은 이번 사태를 분석하며 지금은 수익보다는 생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도 같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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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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