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집 살 때 2억 '네고' 안하면 바보?[코주부]

아파트 주민 눈치보는 집주인들… 대놓고 '급매' 못내놔

네이버·KB부동산, 호갱노노서 실거래가 파악+발품 필수





코주부 애독자인 팬더(닉네임)씨는 이달 초 서울 서대문구의 아파트를 팔고 마포구에서 전세를 구했습니다. 부동산중개인은 처음부터 호가보다 5000만원 저렴한 보증금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집을 보러 들어간 지 10분 만에, 이번엔 집주인이 제안했습니다. 지금 당장 계약하면 5000만원을 더 깎아주겠다고요. 원래는 팔려던 집인데, 하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 전세로 바꾼 거라고요. 그렇게 순식간에 호가보다 1억원 낮은 가격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나자 중개인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추석 지나고 이제 겨우 두번째 거래"라면서요.

요즘 전세나 매매 수요자들 사이에선 "잘 하면 2억원도 깎을 수 있다"는 썰이 파다합니다. 팬더씨가 집주인의 제안에 만족하지 않고 네고를 시도했다면 진짜로 그만큼 깎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아직도 호가를 믿으시는 건 아니죠?


하락장에 이렇게 네고가 흔해진 이유는 간단합니다. 집주인 입장에선 섣불리 호가와 동떨어진 가격에 집을 내놨다간 아파트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을 수 있거든요. 실제로 싸게 팔았다고 항의하는 사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렴한 가격에 집을 내놨는데 그게 폭탄에 불을 붙인 격이라면? 너도 나도 가격을 낮추다 결국 집을 못 파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까봐 두렵기도 할테고요.

/네고왕 캡처/네고왕 캡처


즉 '네이버 부동산' 등 부동산 어플에 나와있는 '호가'는 지금 같은 하락장에선 별 의미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호가는 말 그대로 집주인의 희망 사항일 뿐, 진짜 가격은 따로 있다는 거죠.

급매를 잡기 위해선 이런 호가가 아니라 실제 거래되는 가격인 실거래가를 파악하는 게 먼저입니다. 실거래가는 조금만 살펴보면 어디든 나와 있습니다. 네이버 부동산에도 자세히 보면 호가나 시세가 아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접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거래 시스템에 접속해 자신이 구매하려는 집의 최신 실거래가를 확인해도 됩니다. 다른 부동산 거래 어플에도 대표 가격은 호가로 적혀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실거래가가 분명, 무조건 나와 있습니다.

꿀매물 여깄어요, 급매 찾아주는 어플들


/호갱노노 캡처/호갱노노 캡처


다음으로 KB부동산이 있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는 '거래 당사자가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한 가격'이 올라오는데요. 반면 KB부동산은 부동산중개사가 입력한 실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보다 빠르게 실거래가를 접할 수 있습니다. 물론 더 공신력이 있는 쪽은 국토부지만 당장 분위기를 읽기에는 KB가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KB부동산에는 '꿀매물'이란 기능이 있습니다. 시세 대비 저렴한 매물을 보여줘 상당히 유용하니 꼭 한번 사용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KB부동산 캡처KB부동산 캡처


마지막으로 '아실'. 매물과 실거래가 확인, 가격 추이 분석 같은 기능은 다른 서비스와 비슷한데, 아실에는 경매 정보가 있습니다. 부동산 초보에게 직접 경매는 추천하진 않지만 경매 물건이 늘었다면 곤란에 처한 집주인들이 그만큼 많아졌으며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나아가 급매물도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사실을 유추해볼 수 있겠죠.

이런 앱들로 정보를 모으셨다면 이제 집 밖으로 나갈 차례입니다. 원하는 아파트 근처 부동산을 돌면서 진정성 가득한 얼굴로 매수, 전세 계약 의사를 어필하는 겁니다. "급매가 나올 때 연락 부탁드립니다"는 메시지와 함께요. 더 후한 중개수수료를 약속하는 방법도 있고요. (일부)집주인들 등쌀에 시달려 대놓고 내놓지 못한 급매를 귀띔받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구독자님의 성공적인 매수 or 전세 계약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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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희 기자·팀코주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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