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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싸우려 들지마라" 연준 경고에 움츠린 시장…이번주 블프 시즌 향방은?[글로벌주간뉴스]

10월 CPI 환호하며 주가·국채가 상승

"기준금리 0.25%포인트 덜 올린 효과"

연준, 금융시장 긴축 필요성에 강경 발언

불러드 '7%' 가능성, 기대인플레이션 낮추기 의도도

쇼핑·휴가 시즌 "고소득자 대상 제품만 호조" 전망

다음주 추수감사절 증시 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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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싸우지 말라."

미국 증시의 오랜 격언인데요, 지난 한 주는 연준이 직접 시장에 이런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는 시장의 기준금리 전망보다 높은 5.25%의 최종 금리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같은 날 “한 번의 지표에 속지(head-faked) 않을 것”이라며 “가격 안정성을 회복하겠다는 연준의 기조는 여전히 일방통행”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연준 인사는 단연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로 그는 기준금리를 7% 까지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제시했습니다.

제임스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제임스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불러드 총재는 지난주 켄터키 루이빌에서 열린 한 경제 행사에서 "가장 관대한 가정을 하더라도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하려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불러드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별도의 시각물 자료를 제시했습니다. 여기에 문제의 7% 전망이 들어 있습니다.

테일러 준칙을 가장 비둘기적 시나리오로 적용하면 연준의 최종 금리는 5~5.25% 범위가 되고, 엄격한 시나리오에서는 기준 금리가 7% 이상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결국 현재 기준으로 5.0~7.0% 사이에 들어가는 것이 연준이 말하는 제약적인 수준이라는 게 불러드 총재의 요점입니다.

불러드 총재가 연설에서 제시한 자료. 가장 위의 노란색 실선이 엄격한 기준으로 산정한 기준금리 목표. 세인트루이스 연은.불러드 총재가 연설에서 제시한 자료. 가장 위의 노란색 실선이 엄격한 기준으로 산정한 기준금리 목표. 세인트루이스 연은.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는 물론 월가를 통틀어 지금까지 나온 최종금리 전망 중 가장 높은 수준이지요. 심지어 테일러 준칙을 만든 존 테일러 스탠포드대 교수 보다도 높은 전망입니다. 그는 10월 CPI가 발표됐던 이달 11일 "인플레이션을 줄이기 위해 금리를 6%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 시점에서 불러드 총리가 제시한 7% 기준금리는 말그대로 테일러 준칙의 공식에 가장 보수적인 시각의 데이터를 넣어 적용했을 때 나오는 수치라는 것 입니다.

연준이 테일러준칙을 기반으로 금리를 결정하는 것도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11월 FOMC 기자회견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로 부터 "인플레이션 수치인 5%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고전적인 테일러 준칙에 기반한 시각인데, 그러고 싶다"며 "다만 그게 유일한 시금석이 아니고 봐야 할 유일하고 지배적인 기준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올 6월 의회에서도 "테일러룰 뿐 아니라 다양한 원칙을 본다"며 "테일러 준칙은 금융시장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그저 일일물 정책금리만 고려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불러드 총재도 파월 총재의 이같은 시각을 잘 알고 있지요. 그래서 이날 불러드 총재도 "금리 결정에 대한 판단은 파월 의장에 달린 것"이라며 단서를 달았습니다.

그렇다면 불러드 총재가 이 같은 고강도의 긴축 가능성을 제시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연준 관계자들이 이번 주 들어 매파 발언을 내놓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금융시장의 완화 추세를 막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기 위한 목적입니다.

우선 금융 시장입니다.

금융시장이 느슨해졌다는 의미는 주가가 오르고 채권 수익률이 낮아지는 등 금융 시장에서 돈이 돈다는 뜻입니다. 이는 결국 자산효과(wealth effect)가 발생하고 자금 조달이 쉬워져 소비를 줄이는 노력에 방해가 되겠지요.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것도 주가, 채권, 신용 등 각종 금융 시장을 경직시키는 목적이 있는데, 최근의 주식 시장은 연준의 노력을 갉아먹는 추세라는 것입니다.

최근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미국 금융 시장은 10월 말 부터 연준의 속도조절 가능성이 부상하고 또 최근 10월 소비자 물가지수(CPI) 등이 잘 나오면서 상당히 느슨해 졌습니다. 채권금리 하락하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입니다.월스트리트저널은 "CPI 발표후 금융 시장의 완화는 연준이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덜 올리는 효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연준 입장에서, 크나큰 손실입니다.

국가금융여건지수. 시카고연은, 세인트루이스 연은국가금융여건지수. 시카고연은, 세인트루이스 연은


실제로 최근 금융시장의 긴장도는 두달 전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시카고 연은의 국가금융시장지수는 CPI가 발표됐던 11월 11일로 끝난 주에 -0.195포인트를 기록해 8월 마지막 주(-0.205) 수준입니다. 8월 이후 연준은 두번의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지요. 이를 고려하면 비록 7%까지는 아니더라도 금리를 더 오래, 더 높이 올려야 한다는 최근 연준 인사들의 메시지 자체는 결코 허세로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WSJ는 최근의 금융시장 여건과 관련해 "연준과 싸우는 것은 언제나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두번째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2주 전 나온 미시간대의 11월 기준 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10월 5.0%에서 0.1%포인트 오른 11월에 5.1%를 기록했습니다. 3월 이후 하락 추세에 있던 인플레이션 기대가 9월부터 다시 오르고 있는 추세입니다. 5년 이상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역시 3.0%로 9월(2.9%)보다 올랐습니다.

지난 주 나온 뉴욕 연은의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도 5.9%를 기록해 전월의 5.4%에서 올랐을 뿐만 아니라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2.4%로 전월 2.2%에서 상승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1% 오르면, 실제 인플레이션도 1% 오릅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기대 관리에 신경을 쓰는 이유입니다. 당장 연준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내리기 위해 내놓은 처방책이 바로 최근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강경발언으로 인플레이션 기대를 내릴 수 있는 것일까요? 이론상 그렇습니다. 올 6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행사에서 한 연설을 보시지요.



"인플레이션 기대가 잘 고정되는지 여부는 대중들이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인플레이션이 오를 때 중앙은행이 이를 되돌릴 것이라고 얼마나 강력하게 믿느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는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이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고정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커뮤니케이션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즉 최근에 오르기 시작한 인플레이션 기대를 고려하면, 연준이 비둘기적 발언을 하는 것보다, 반드시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하는 쪽이 정책 목표 달성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연준 인사들이 입버릇 처럼 '2% 인플레이션 목표'이라는 표현을 되풀이 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목표를 이해시키고, 목표를 향해 간다는 믿음을 주는 것. 이것이 불러드 총재의 7% 발언의 또다른 진의로 보입니다.

블룸버그블룸버그


다만 이는 7% 금리 인상을 불러드 총재의 블러핑으로 넘겨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연준 인사의 입에서 7%라는 목표가 나왔고, 이에 시장과 소비자들의 머릿속에는 7%도 하나의 가능성으로 존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 7%에 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드물었지만, 이제는 투자자들도 인플레이션이 심하면 기준금리가 7%까지 갈 수 있겠다고 인식하게 됐습니다.

7% 이상 올려야 한다는 월가의 의견도 있습니다. 스티펠니콜라우스앤코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기준금리 7%도 연준이 현 상황을 과소평가 하는 것"이라며 "(불러드가) 제안한 상한선 보다 100~200bp(1bp=0.01%포인트) 더 높은 기준 금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즉 8~9%가 돼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대체적인 월가의 전망은 표에서 보시듯 대체로 5.0~5.25% 입니다. 다만 이 역시 9월 FOMC에서 전망한 최종금리 4.6%보다는 높은 수준입니다.

월가 기관들의 최종금리가 올라가고 연준의 경고가 먹히면서 효과는 직접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주요 뉴욕 증시가 상승 행진을 멈추고 주간 하락했습니다.

주간 뉴욕증시 추이. WSJ주간 뉴욕증시 추이. WSJ


이번주 FOMC 회의록 공개와 조용한 쇼핑시즌 전망


이번주 주요 이벤트로는 11월 FOMC 회의록 공개가 있습니다. 한국 시간 24일 새벽 4시 인데요, △최종 금리 △인상 기간 △정점 유지 기간에 대한 가시적인 의견을 기대해볼만 합니다. 최근 매파 발언과 함께 최종금리에 대한 전망은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의견이 있었는지, 이에 대한 위원간 이견이 있었는지에 대한 힌트가 나올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이벤트는 미국의 소비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쇼핑 시즌, 블랙프라이데이가 있는데요. 전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를 예측하는 전망이 많습니다. 소비가 점점 소득별로 양극화되면서 고소득자 대상 서비스와 제품만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미국인들의 저축 상황으로도 이런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팬데믹 기간 돈 쓸일은 줄어드는 반면 각종 보조금 등 들어오는 돈은 늘어나면서 미국인들의 초과 저축액은 2020년 1분기 990억 달러 수준에서 2021년 3분기 2조2866억 달러 수준까지 늘었습니다. 그게 지난 2분기에는 1조70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는데요, 현재 이 돈은 앞으로 9개월에서 12개월 사이 모두 소진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니다. 판테온매크로 이코노믹스의 경우 현시점 저축액은 1조3000억 달러로 추산하고 현재 고갈 속도로 보면 1년 정도면 다 쓰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JP모건은 현재 1조2000억~1조8000억 달러로 보고 내년 하반기 전액 소진될 것으로 봅니다. 골드만 삭스는 내년 말까지 60% 가 소진돼 그나마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저축액. 연준·WSJ미국 저축액. 연준·WSJ


문제는 연준에 따르면 저축액의 대부분인 1조3500억 달러 가량이 소득 50% 이상 가구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하위 50%의 보유량은 약 3500억 달러에 그치는 것입니다. RSM US의 조셉 브루수엘라스는 최고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휴가 시즌은 명품이나 체험형 여행, 고급 리조트 쪽으로는 성장할 것이고, 하위 소득자들에게는 검소한 시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주 나온 유통 업체들의 실적도 이런 추세를 잘 반영하고 있었지요. 우선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백화점인 메이시스와 콜스를 보면 둘 다 실적이 하락했습니다. 다만, 메이시스의 경우 부유층 대상 산하 체인인 블루밍 데일과 블루머큐리의 매출은 5.3%와 14% 증가했습니다.

대형마트인 월마트와 타깃을 보면 월마트는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양호했던 반면 타깃은 EPS가 시장의 기대에 못미쳤는데요, 둘다 중산층 이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같지만 차이를 가른 것은 식품 판매의 비중입니다. 월마트는 식료품 비중이 50% 이상인 반면, 타깃은 20% 수준입니다. 결국 부유층의 소비는 전혀 위축 기색이 없고, 중산층과 하위층의 경우 안 살 수가 없는 먹을 거리 등을 제외하면 확연히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니 소비 감소는 앞으로의 경기 침체 전망에 중요한 신호 입니다. 저축률은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 보다 더욱 떨어졌습니다. 2019년 미국 가계는 가처분 소득의 8.8%를 저축했는데, 이는 팬데믹 기간(2020년) 16.8%로 뛰어올랐고, 현재는 3.1%에 그칩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가깝습니다. 뉴욕 연은이 지난 주 발표한 자료에서도 3분기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잔고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 20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요, 30일 이상 연체율도 함께 늘었습니다.

씨티그룹의 미국 주식 전략가 스콧 크로너트는 “내년의 완만한 침체는 소비가 주도하는 침체(consumer led recession)”이라고 말했습니다. 완만한 침체라고 선을 그었지만 통상 수요 감소발 침체는 기업의 재고투자가 줄어 맞이하게 되는 침체보다는 더 깊다는게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어느 곳이든 경제 위기의 고통은 하위층과 중산층 부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주간 캘린더>

시간은 현지 시간(괄호안은 한국 시간)

■21일 월요일

◇실적

델 테크놀로지, 어반 아웃피터스, 줌 미디어, 제이콥스솔루션

◇지표 및 연설

08:30(밤 22시30분)10월 시카고 연은 국가활동지수(이전치 0.10, 예상치 -0.03)

: 6월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 전망

■22일 화요일

◇실적

HP, 베스트바이, 노드스트롬, 아메리칸이글아웃피터, 워너뮤직, 메드트로닉스, 달러트리

◇지표 및 연설

11:00(23일 새벽 1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14:45(23일 새벽 4시45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23일 수요일

◇실적

디어

◇지표 및 연설

07:00(밤 9시) 11월 19일 주 모기지 신청

08:30(밤 10시30분) 11월 19일 주 신규실업수당청구(이전치 22만2000, 전망치 22만5000)

08:30(밤 10시30분) 10월 내구재주문

09:45(밤 11시45분) 11월 S&P글로벌 미국 제조업 PMI(이전치 50.4, 전망치 50.0)

09:45(밤 11시45분) 11월 S&P글로벌 미국 서비스업 PMI(이전치 47.8, 전망치 48.0)

10:00(24일 자정) 10월 신규 주택 판매(전월대비 이전치 -10.9%, 전망치, -5.5%)

10:00(24일 자정) 미시간대 1년 인플레이션(이전치 5.1%, 전망치 5.1%)

14:00(24일 새벽4시) 연준 11월 FOMC 회의록

■24일 목요일

美 추수감사절 휴일 - 뉴욕 증시 및 채권시장 휴장

■25일 금요일

블랙프라이데이

뉴욕증시 오후 1시(한국시간 26일 새벽 3시)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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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시장 오후 2시(한국시간 26일 새벽 4시) 마감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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