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 통일부가 목표·원칙·과제 등을 21일 발표했다. 북미 관계 정상화를 지원한 뒤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남북간 군비 통제 등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통일부가 이날 발간한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비전으로 하는 현 정부의 통일·대북정책에 대한 설명 자료'에 따르면 대북 정책의 3대 목표로 △'담대한 구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 △원칙 있고 실용적인 남·북관계 추진 △국민과 국제사회가 함께하는 평화통일의 토대 마련 등을 제시했다.
통일부는 정치·군사분야 중 외교적 조치로 북미관계 정상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실질적 비핵화 단계에서 북미관계 개선에 나서고 완전한 비핵화 단계에서 북미관계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군사적 조치로는 군비통제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비통제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강력한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Deterrence)하고 제재와 압박을 통해 핵 개발을 '단념'(Dissuasion)시키며 '외교·대화'(Diplomacy)를 통해 비핵화를 추진하는 총체적 접근으로 북한 스스로 비핵화 협상에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 협상에 복귀한다면 북한의 민생개선과 남·북 간 신뢰 조성을 위한 초기 조치를 과감하게 추진해 본격적인 협상의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통일부는 "윤석열 정부는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원하지 않는다"며 "북한에 적대 의사가 있지 않은 만큼 북한의 핵위협이나 무력도발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북 간 모든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통일부는 담대한 구상의 세부단계를 ‘초기조치→실질적 비핵화→완전한 비핵화’ 등 3단계로 나누고 단계별 경제 정치 군사적 상응조치의 개괄적인 틀도 체계화했다.
초기조치 단계에서는 한반도 자원식량 교환프로그램과 보건의료, 식수위생, 산림, 농업 등 북한 민생개선 시범사업을 시작한 뒤 포괄적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포괄적 합의를 통해서는 비핵화의 정의 목표 수립, 단계별 비핵화 조치와 분야별 상응조치를 담은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2단계인 실질적 비핵화 단계부터는 경제협력과 정치·군사적 조치가 동시에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경제협력 분야에서는 △'남북공동경제발전위원회' 출범 △ 발전·송배전 인프라 지원 △ 항만·공항 현대화 프로젝트 △ 농업 기술 지원 프로그램 △ 병원과 의료 인프라 현대화 △국제투자 및 금융 지원 프로그램 등을 추진한다. 정치·군사적 분야에서는 미북관계 개선, 평화체제 구축 논의,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가 시행된다.
마지막 3단계인 완전한 비핵화 단계에서는 경제분야에서 전면적 투자 교역 확대를 통한 남북경제협력 본격화, 남북공동경제발전계획 본격 이행 등이 추진된다. 3단계의 정치·군사적 조치로는 북미관계 정상화, 평화협졍체결 등 실질적 평화체제 구축, 군비통제 본격화를 통한 군사적 신뢰증진 등의 조치를 이행하겠다는 복안이다.
통일부는 "북한의 대화 복귀 결정을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보다는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고 핵 개발은 단념시키며 대화를 통해 비핵화를 추진하는' 총체적 접근으로 북한 스스로 비핵화 협상에 복귀토록 하는 전략적 환경을 적극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담대한 구상' 이행을 위한 공개 세미나 개회사를 통해 "남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대화를 시작해서 현 상황을 타개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북측이 올바른 결단을 내릴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선 "지금과 같이 한반도의 안보 우려가 고조되는 것은 남한은 물론이고 북한에도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의 고립과 궁핍만 심화하고 북한의 미래는 더욱 어둡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한 한미동맹과 국제사회의 연대를 토대로 억제와 실효적 제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