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에코프로비엠(247540) 등 코스닥시장의 대표주자들을 묶은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제도가 시행된다. 한국거래소는 일부 기업이 코스닥의 신뢰를 깎아 시장 전체가 저평가되는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 거래소는 연계 상품 개발을 추진해 패시브 자금 유입도 이끌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내 재무 실적과 시장평가, 기업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을 선별해 지정하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제도를 출범했다고 21일 밝혔다. 편입 기업으로 51개사가 선정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제약·바이오 11개사, 에코프로비엠 등 제조업 11개, 펄어비스(263750) 등 서비스·콘텐츠 14개사, 리노공업(058470) 등 반도체 15개사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코스닥 글로벌 출범 기념식에서 “코스닥은 그간 ‘평균의 함정’에 빠져서 고질적인 저평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체급과 종목이 다른 선수들을 변별해 새로운 리그를 만든 게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라며 “세그먼트 제도는 코스닥 디스카운트를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애플·구글 등 대표 기업이 만든 나스닥 가치를 상장기업 전부가 누리듯 코스닥 글로벌을 통해 시장 전체의 신뢰도와 매력을 높인다는 취지다. 거래소는 편입 기업 대상으로 ‘코스닥 글로벌’ 주가지수를 산출하고 공표했다. 이 지수를 활용한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연계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기관·외국인 등의 새로운 유동성을 코스닥으로 유입시켜 시장 전체의 가치를 개선할 예정이다. 이 지수의 최근 3년간 지수 수익률은 44%로 시장 전체(8.5%)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의 해외 기업설명회(IR) 지원에도 나선다. 장경호 코스닥협회장은 “코스닥 글로벌이 혁신 성장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코스닥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기업 지정에는 시가총액 및 재무 실적과 지배구조, 기업 건전성, 회계 투명성 등이 고려됐다. 코스닥150지수가 시가총액 위주로 편입 기업을 선정한 것과 달리 투명한 지배구조도 심사 기준인 것이다. 실제로 이날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4위인 HLB는 글로벌 세그먼트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올해 1월 공시불이행으로 불성실공시법인이 된 탓으로 분석된다. 편입을 위해서는 최근 1년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사실이 없는 등 건전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연구 기술의 우수성이나 연구 활동 안정성이 높은 기업은 재무 실적 요건을 적용하지 않는다. 거래소는 선정기업들은 시장평가와 재무적인 측면에서 우수하고 특정 업종에 편중되지 않고 소수 종목으로도 시장 전체를 대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종목의 문제 발생시 급변동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는 78조 원으로 코스닥시장 전체 시총의 23%를 차지한다. 편입된 51개사의 평균 시총은 코스닥 평균의 9배에 달하는 1조 5000억 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