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그룹 관련주가 일제히 상한가로 치솟은 가운데 일부 종목 토론방에서 주주들은 공매도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환호하고 있다.
22일 오전 10시 54분 기준 메리츠금융지주(138040)는 가격제한폭(29.91%)까지 오른 3만 4750원에 거래 중이다. 메리츠화재(000060)(29.97%)와 메리츠증권(008560)(29.87%)도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자 두 회사 주주를 상대로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한다고 밝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포괄적 교환이 완료되면 메리츠화재 및 메리츠증권은 메리츠지주의 100% 자회사로 각각 편입된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은 비상장사로 전환되고 메리츠금융만 상장사로 남는다는 얘기다. 단일 상장사 전환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기 위함이라고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설명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앞으로 최소 3년 이상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금,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단순 계산으로 매년 7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 주주가치 제고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편입에 따라 기존 3개의 상장 회사에 적용되던 더블카운팅 이슈가 배제된다"며 "향후 메리츠금융그룹의 밸류에이션은 화재와 증권의 합산이익, 자본을 기반으로 명료하게 계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지주는 약 30% 내외의 시가총액 증가가 기대되는 가운데,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의 주가도 지주와 동일하게 움직일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의 경우 투자 손실이 불어날 것으로 관측되면서 일부 종목 토론방에서는 주주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그간 메리츠금융그룹의 소액주주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를 뿐 아니라, 주가가 상승할 때 찍어 누르는 역할을 한다며 불만을 표시해왔다. 이날 기준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 계열사들의 공매도 거래금액 비중은 12.16%~29.71%에 달한다. 일부 종목 토론방에서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해 볼 거 생각하면 속시원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쇼트커버링 물량이 유입되면서 주가가 더욱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쇼트커버링은 주식을 빌려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사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또 공매도한 주식의 주가가 떨어지지 않고 반등할 경우 공매도 투자자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쇼트커버링에 나서는데 매수세를 강화하는 효과를 내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리기도 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메리츠금융지주의 공매도 잔고는 316억 원이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공매도 잔고는 각각 64억 원, 100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