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국내에서 인앱결제 수수료를 과다 징수했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은 뒤 꼬리를 내렸다. 애플은 부가가치세 10%를 더한 금액을 매출로 산정해 개발사들로부터 3450억 원을 더 챙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기정(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은 22일 경기도 판교 소재 엔씨소프트를 방문한 뒤 경제과학진흥원에서 앱 개발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애플이 부당한 수수료를 부과한 행위에 공정위가 신속한 조사에 착수해 자진 시정을 이끌어냈다”며 “애플은 앞으로 국내 앱 개발사에도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공급 가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올 9월 한국모바일게임협회의 신고에 따라 애플의 인앱결제 수수료 과다 징수 의혹과 관련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협회는 애플이 공급 가액에 부가가치세 10%를 더한 금액을 매출로 산정해 수수료율을 기존 30%에서 사실상 33%로 올려 받고 약 3450억 원을 더 챙겼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구글플레이에서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공급 가액에 30%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이와 관련해 애플 측은 “2023년 1월부터 대한민국 내 기반을 두고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개발자들을 위한 세금 서비스를 변경할 예정”이라며 “대한민국 개발자들이 국내 앱스토어에서 발생시킨 매출액에서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수수료를 산정하게 된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앱마켓 생태계의 역동성과 혁신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몇몇 글로벌 빅테크가 독점 중인 앱마켓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 기반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애플의 자진 시정이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더 공정하고 활력 있는 앱마켓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경쟁 압력을 제고하기 위한 경쟁 당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공정위도 경쟁 당국으로서 앱마켓 시장의 각종 경쟁 제한 행위를 면밀히 살펴보고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 지침을 제정하는 등 맞춤형 제도 설계와 함께 온라인 플랫폼 문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 전담 조직도 조만간 신설할 것”이라고 말했다.